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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솔로 리플레이: 서리 역병(Frozen Sick) - (4) 야생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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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새벽의 어둠이 막 서서히 물러가고, 희미한 새벽 빛이 얼어붙은 발렌포스트 위로 서서히 스며들며 단단한 나무 방벽을 연한 오렌지색과 차가운 푸른빛으로 물들입니다. 바람은 차디찬 눈발을 흩뿌리며 뺨을 찌르고, 발 아래는 발자국조차 허락하지 않을 만큼 단단하게 얼어붙어 있습니다.
 
당신과 죄수 부대 제2반은 어둠에 싸인 요새 밖 공터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모두의 뒤쪽에는 각자의 짐이 실려 있는 짐썰매가 하나씩 있는데, 썰매 위에 쌓인 눈의 두께는 당신이 얼마나 오래 기다리고 있었는지, 그리고 죄수 부대원들이 왜 굳은 얼굴로 침묵하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해줍니다.
 
침묵을 깨트린 것은 조르나입니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 발을 땅에 굴러 얼어붙은 땅의 차가움을 덜어내려는 듯합니다.
 
조르나 퀵블레이드:"이 삼대가리 개새끼들은 시간을 맞춰서 나온 적이 없네. 자기들은 따뜻한 데에서 밍기적거리고, 우리는 씨발, 이 눈밭에서 덜덜 떨고 있고.
 
그 말을 들은 말라는 한숨을 내쉬며 스카프를 고쳐 감고는 태연한 어조로 대꾸합니다.
 
말라 윅스:"쟤들이 언제는 우리 신경 쓴 적 있어? 죽일 것도 아니면서 괜히 열 올리지 마. 더 추워."
 
조르나 퀵블레이드:"죽이면? 죽이면 어떻게 할 건데? 탐험 중에 좆같게 굴면 확 죽여버릴 건데?"
 
말라 윅스:"그러면 지금까지 복역한 건 다 헛수고가 되고 죽을 때까지 도망이나 치겠지, 뭐. 지난번에 연구원들 원정 죽에 죽이고 탈영한 애들 있잖아. 나 걔네들 얼굴 제대로 몰랐거든? 그런데 이번에 수배서 붙은 거 보고 알았잖아. 거의 초상화 수준이야."
 
조르나가 혀를 차고는 말라의 조언을 수용하기는 커녕 바닥을 더 세게 구르려는 찰나, 요새의 철문이 삐걱이며 열리고 어두운 새벽빛을 배경으로 두 명의 인물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앞쪽에서 차분하면서도 정확한 걸음으로 다가오는 사람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인간 남자입니다. 어둠 속에서도 분명한 파란색 로브는 바람에 휘날리고,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지팡이는 새겨진 마법의 룬들로 희미하게 빛납니다. 극한의 땅을 며칠이나 탐험하기에는 부적절한 복장임에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전혀 추위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남자의 옆에 있는 은빛 비늘의 여자 드래곤본도 비슷한 복장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비늘, 혹은 눈처럼 빛나는 얇은 은색 로브를 휘날리며 다소 과장된 몸짓으로 걸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마법사는 여러분의 몇 걸음 앞에서 멈춰 서서는 당신과 죄수 부대 사람들을 눈으로 죽 훑습니다.
 
잠시 후,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새벽 공기를 가릅니다.
 
엘드린 벨샤룬:"이번에 너희들과 혹한의 비애 치료제 수색 원정을 떠나게 된 엘드린 벨사룬이다. 이 원정의 목적은 두 가지다. 첫째, 유적에서 치료제를 확보한다. 둘째, 탐험 중 발견되는 에오르의 유물을 회수하거나 그 잠재력을 평가한다. 내가 하는 말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당장 돌아가도 좋다. 여기에서는 무능과 실수가 곧 죽음을 뜻하니까."
 
엘드린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마법사는 그렇게 말하면서 마치 뱀의 혓바닥과 같은 시선으로 죄수 부대원들을 하나하나 훑습니다.
 
브리엔느:
22
통찰 (2)
 
브리엔느 통찰 판정 성공
 
당신은 그 눈빛이 '네놈들과 같은 버러지들과 협력하는 것이 내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아느냐'를 웅변하고 있음을 별다른 무리 없이 알 수 있습니다. 죄수 부대원들은 불편해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불만을 입 밖으로 불쑥 내뱉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나마 조르나가 눈을 굴리며 한 마디 중얼거립니다.
 
조르나 퀵블레이드:"참나, 어이가 없네. 우리를 무슨 병신들로 아나..."
 
혼잣말이었지만 못 들을 리가 없는 크기의 소리였기에 인간 남자는 눈길을 조르나에게 돌립니다. 조르나를 바라보는 그의 푸른 눈이 서늘하게 빛납니다.
 
엘드린 벨샤룬:"지금 말한 사람. 앞으로 나와라."
 
그 말에 주위를 감돌던 불편함은 순식간에 팽팽한 긴장감으로 뒤바뀝니다. 고개를 번쩍 든 조르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브리엔느:
16
통찰 (2)
 
브리엔느 통찰 판정 성공
 
하지만 당신은, 불만과 경멸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녀의 눈에서 희미하게 일렁이는 두려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르나는 전혀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하게 엘드린의 앞으로 걸어와서 우뚝 멈춰 섭니다. 엘드린은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조르나와 눈을 마주봅니다.
 
엘드린 벨샤룬:"방금 그 발언은 뭐지? 내 말이 우습게 들렸나?"
 
조르나 퀵블레이드:"그냥 혼잣말 한 거였는데, 들으셨습니까? 귀가 밝으신 건지, 남의 말을 엿듣길 좋아하시는 건지..."
 
당신의 옆에서 말라와 핌의 헉 하고 숨 들이켜는 소리가 들립니다. 엘드린의 미간이 살짝 구겨지고, 지팡이를 두드리는 소리가 미세하게 커집니다.
 
엘드린 벨샤룬:"네게 혼잣말을 허락한 기억은 없다."
 
조르나 퀵블레이드:"아니, 무슨 애새끼도 아니고, 누가 혼잣말을 허락 맡고 합니까?"
 
엘드린 벨샤룬:"그래야 한다. 너희는. 내가 원한다면."
 
그리고 그 순간 엘드린의 지팡이 끝에서 희미하게 푸른 빛이 일렁입니다. 순식간에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는 것처럼 차가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그렇게 느낀 것은 당신 뿐만이 아닌지 모두가 조르나와 인간 남자 사이를 번갈아 쳐다봅니다. 조르나는 방금 전의 그 빈정거리는 태도는 온데간데없고, 새하얗게 변한 낯빛으로 미세하게 떨고 있습니다.
 
바로 그때 렌프로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듭니다.
 
렌프로 힐록:"제 부하가 실언을 했습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말투로는 저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렌프로의 표정과 자세는 그런 말투와 전혀 어울리지 않게 위압적입니다. 엘드린은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렌프로를 노려보지만 그의 지팡의 끝에서 푸른 빛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잠시 후, 엘드린이 지팡이를 내립니다.
 
엘드린 벨샤룬:"나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네 부하들에게 제대로 일러 둬라. 아무래도 인간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으니.
 
엘드린의 모욕적인 언사에도 렌프로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숙입니다. 엘드린은 그런 렌프로를 잠시 바라보다가 아무 말 없이 짧고 간결하게 턱짓을 합니다. 뒤에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부들부들 떨고 있던 조르나였으나, 잠시 후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몸을 홱 돌려 자리로 돌아옵니다. 말라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당신에게만 들리게 속삭입니다.
 
말라 윅스:"우리도 벨샤룬 저놈이랑 같이 원정을 떠나는 건 처음이야.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소문보다 더 하네."
 
브리엔느:@ 모든 사태를 평온한 얼굴로 지켜보고 있다가 나지막하게 묻습니다.
"어떤 소문입니까?"
 
말라 윅스:"쟤보다는 차라리 골렘이 더 융통성이 있을 거래. 죄수들은 썰매 끄는 개 이하의 취급이고. 자기 말에 반문한다고 사람을 얼음 동상으로 만들었다더라. 아까 지팡이 번쩍이는 거 봤지?"
 
브리엔느:
7
비전 (-1)
 
브리엔느 비전학 판정 실패
 
GM (GM):아니, 얘는 뭐 아는 게 없냐...
 
브리엔느:@ 고개를 갸웃하고 골렘이 무엇인지를 떠올리느라 그만 말라의 말에 대답하는 것을 잊어버립니다.
 
...당신이 헛된 시도를 하고 있는 동안 핌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끼어듭니다.
 
핌 글림버클:"그, 그런데 그건 좀 과장된 거 아닐까요? 아무리 케르베로스 의회라도 사람을 그렇게..."
 
말라 윅스:"궁금하면 한 번 확인해 볼래?"
 
핌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고, 핌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얼버무립니다. 그리고 그때, 여태껏 침묵하고 있던 가르복이 갑자기 입을 엽니다.
 
가르복 블랙모:"그만. 앞을 봐라."
 
브리엔느:@ 오로라 감시대 시절 몸에 배인 습관에 따라 반사적으로 차렷 자세를 취하고 앞을 봅니다.
 
당신보다 조금 늦긴 했지만 말라와 핌 역시 허둥대며 자세를 바로잡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뒤쪽에 있던 드래곤본 마법사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차갑게 빛나는 로브가 새벽의 여명에 반짝입니다.
 
드래곤본 여자:"벨샤룬 선임 연구원, 원정을 떠나기 전 기강을 세우려는 당신의 의도는 이해합니다만, 불필요한 대립은 자제해 주세요."
 
엘드린의 표정이 잠시 경직되지만, 별다른 대꾸 없이 그저 고개를 숙이고 한 발짝 물러섭니다. 드래곤본 마법사는 당신과 다른 죄수들을 천천히 둘러보며 말을 이어갑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제 이름은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에오르의 유적을 찾아 아이젤크로스를 탐험할 거예요. 하지만 기억하세요. 우리가 찾으려는 것은 단순히 치료제와 유물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것들에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얼어붙은 지옥에서 그러한 위업을 달성하려면 우리 모두 서로를 믿고, 협력해야 합니다."
 
그녀의 마지막 말이 차가운 공기 속에 희미하게 울립니다. 그리고 퀴날라는 한걸음 더 앞으로 나서며 죄수 부대원들과 당신의 얼굴을 찬찬히 둘러봅니다. 이해와 강압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띠고 있는 그녀의 눈빛에 죄수 부대원들은 누구 하나 말을 꺼내지 못한 채 시선을 교환하거나 얼어 붙은 땅을 응시할 따름입니다. 퀴날라는 모든 이의 침묵을 받아들이듯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돌려 엘드린 쪽으로 걸어가며 짧게 말합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자, 이제 출발하지요. 더 늦어지면 오늘의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해가 질 겁니다."
 
엘드린은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품에서 지도로 보이는 양피지 한 장을 꺼내 펼칩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퀴날라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죄수들 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그 날카로운 시선은 한결같이 냉담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치 책이라도 읽듯이 쏘아보고 있습니다.
 
엘드린 벨샤룬:"모두 짐을 챙기고 대열을 갖춰라."
 
그 말과 동시에 동쪽 산 위로 태양이 고개를 내밀고, 황금빛 광채가 설원 위로 드리워집니다. 차가운 바람은 다시 한 번 당신과 죄수 부대 제2반의 얼굴을 스치며 긴 여정을 예고합니다. 죄수 부대원들은 긴장과 불만 속에서도 그저 명령에 따라 썰매를 끌고 대열을 갖춥니다.
 
브리엔느:@ 명령에 따르는 것은 익숙하기에 별다른 불만이나 감정적 동요 없이 묵묵하게 대열에 합류하려 합니다.
 
그렇게 당신이 대열에 합류하려 할 때, 말라가 다가와 무언가를 건넵니다.
 
말라 윅스:"잠깐만, 이거 먼저 써."
 
그녀가 당신의 손에 쥐어준 것은 눈 부위를 가리는 가면 비슷한 물건입니다. 다만 눈 부위의 구멍이 일반적인 원형이 아니라 좁고 길다란 홈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브리엔느:
4
수사 (-1)
 
브리엔느 수사 판정 실패
 
브리엔느:@ 지고우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물건입니다. 이런 좁은 구멍으로 뭐가 보이기는 할지 의문을 가지며 가면을 이리저리 살핍니다.
 
그런 당신을 쳐다보며 말라가 키득거립니다.
 
말라 윅스:"햇빛을 차단해 주는 눈안경이야. 눈 위에 반사된 햇빛을 오래 쳐다보면 눈이 멀기도 하거든. 이 얼음 사막에서 눈이 멀면 끝장이야. 잘 챙겨 둬."
 
브리엔느:@ 하마터면 큰일이 날 뻔했다고 생각하며 조용히 안경을 얼굴에 맞춰 착용합니다. 익숙치 않은 질감과 무게감에 어색함을 느끼며 틈 사이로 시야를 확보하려 합니다.
 
말라는 본인의 안경을 익숙하게 착용한 뒤 자신과는 대조적으로 낑낑대고 있는 당신을 보살피다가, 당신의 어깨 위로 솟아있는 대검의 손잡이에 눈길을 박습니다.
 
말라 윅스:"칼은 어때? 쓸만해? 보급병 놈들에게 가장 좋은 걸로 주라고 부탁하긴 했는데."
 
브리엔느:@ 고개를 돌려 안경의 좁은 틈 사이로 대검의 자루를 간신히 확인한 뒤, 자기도 모르게 씁쓸한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안경 때문에 제대로 표정이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말라 윅스:"나쁘지 않아? 이 보급병 놈들 안되겠네. 내가 그렇게 아양을 떨면서까지 부탁했는데..."
 
브리엔느:"그런 뜻이 아닙니다."
 
말라 윅스:"아냐? 그러면 뭐야, 혹시 크린에서는 그게 칭찬이야? 그 동네는 말을 한 열 번은 꼬아서 한다던데."
 
하지만 당신이 뭐라 답할 틈도 없이 렌프로의 굵고 단단한 목소리가 차가운 아침 공기 속을 가르며 울려 퍼집니다.
 
렌프로 힐록:"제2반, 출발한다."
 
죄수 부대원들은 그 소리에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자신들의 위치를 잡습니다. 말라 역시 더 이상 농담을 던지지 않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싹 거둔 채 빠르게 대열에 합류합니다.
 
브리엔느:@ 말라와 함께 대열에 합류하여 걸음을 옮깁니다. 혹한의 비애로 몸이 둔해진 것이 느껴지지만 간신히 다른 사람과 발걸음을 맞출 수는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발렌포스트를 뒤로하고, 차가운 바람 속에 당신과 죄수 부대원들은 길게 늘어선 채 설원을 걷습니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순식간에 발렌포스트 요새의 모습이 눈바람 속에 희미해져 갑니다. 눈은 아무리 작아도 얼굴에 닿으면 당신으로 하여금 바늘처럼 따가움을 느끼게 하고, 당신이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차가운 공기가 폐 깊숙이 얼어붙는 듯한 고통을 안겨줍니다. 거기에 더해 눈 위에서 힘겹게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썰매와 연결된 끈이 당신의 어깨와 골반에 파고들면서, 이백 파운드(약 90킬로)는 가뿐히 넘는 무게의 썰매가 자신의 존재를 당신에게 끊임없이 상기시킵니다.
 
GM (GM):
아이젤크로스 조우 발생 여부
  조우 미발생
조우가 발생하면 해당 레벨의 전투조우표에서 주사위를 굴리거나 적절한 값을 골라서 플레이어들이 무엇과 마주쳤는지를 결정합니다.
 
그런 극한의 환경에서도 대열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걸어가고 있습니다. 선두에 선 엘드린은 지도를 들여다보며 지팡이를 지도 위에 가볍게 찍고 가끔씩 렌프로에게 고개를 돌려 방향을 확인합니다. 렌프로는 간단히 끄덕이며 자신이 길을 인도하는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 앞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그는 말이 없지만 날카로운 시선이 앞길을 주시하며 언제라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긴장감 속에서 움직입니다. 뒤쪽에서는 퀴날라가 대열을 따라오며 가르복과 짧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입니다. 퀴날라는 간혹 주위를 둘러보며 날아다니는 눈송이를 손끝으로 스치고, 작은 한숨을 내쉽니다. 가르복은 그런 그녀에게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응답하고, 가끔씩 멀리 눈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검은 점들이 무엇인지 주의 깊게 관찰합니다. 그들의 뒤를 따르는 죄수들은 여전히 묵묵히 걸음을 옮기지만, 대열의 끝에서 말라가 낮은 목소리로 조르나에게 무언가 농담을 던지는 것이 들립니다.
 
말라 윅스:"조르나, 저 언덕, 예전에 그 언덕 아냐? 네가 뭐라고 하고 나서 곧바로 미끄러진 곳."
 
조르나 퀵블레이드:"입 다물어, 이 금붕어 밀수꾼년아."
 
말라 윅스:"뭐라고 했었더라...아, 맞다. '이 정도면 갑판 미끌거리는 거랑 별로 다르지도 않네'였지."
 
조르나 퀵블레이드:"...너 오늘 잘 때 칼침 조심해라."
 
하지만 걷는 시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빈도도 점점 낮아지는가 싶더니, 시간이 흘러 해가 다시 지평선 너머로 모습을 감추려고 할 무렵에는 거친 숨소리만 들릴 뿐입니다. 그렇게 행군이 계속되고 어느새 긴장은 완연한 피로와 지루함으로 대체되어갈 무렵, 당신의 감각에 무언가 갑작스러운 변화가 포착됩니다.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이곳에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타오르는 나무와 녹아내리는 돌의 냄새입니다. 주변의 온도도 눈에 띄게 변하기 시작하고, 차갑던 공기 속에 뭔가 날카롭고 불편한 열기가 섞이기까지 합니다.
 
브리엔느:@ 주위를 둘러보며 다른 원정대원들의 반응은 어떤지, 주위에 위험 요소는 없는지 등을 살펴 상황을 파악하려 합니다.
14
감지 (0)
 
브리엔느 감지 판정 성공
 
안타깝게도 다른 원정대원들은 당신과 다르게 태연하지만 당신의 노력이 아무런 보답도 얻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눈 덮인 지평선의 끝에서 붉은 빛이 하늘을 물들이고 있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오른쪽에서 태양이 아직 환히 빛나고 있으므로 노을이 아님은 명백합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붉은빛은 점차 진해지고, 마치 생명을 가진 듯 움직이는 강렬한 흔들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강입니다. 그러나 차가운 물 대신 끓어오르는 용암이 거대한 뱀처럼 꿈틀거리며 설원을 가로지르는, 용암의 강입니다.
 
강에 조금 더 가까워지면 당신은 이 기이한 자연현상의 규모를 보다 확실하게 실감할 수 있습니다. 눈대중으로 봐도 폭이 약 1마일(약 1.6km)은 되어 보이는 강은 마치 대지를 절단이라도 한 듯 설원을 가로질러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데, 지평선 너머로 그 모습을 감출 뿐 강의 시작과 끝으로 짐작되는 부분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강을 기이한 것으로 비치게 만드는 것은 이 강의 압도적인 거대함이 아니라, 용암의 파괴적인 열기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녹지 않고 강 위를 떠다니는 얼음 덩어리와 눈송이들입니다. 얼음 덩어리는 마치 잔잔한 강물 위에 떠 있는 듯 보이며, 용암 위에 떨어진 눈송이는 눈꽃의 모습 그대로 강물을 따라 흘러갑니다. 마치 자연의 법칙이 여기에 이르러 멈추기라도 한 것 같은 비상식적인 풍경입니다.
브리엔느:
2
비전 (-1)
 
브리엔느 비전학 판정 실패
 
브리엔느:@ 예전에 분명 책에서 읽어본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어봤다는 사실조차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최대한 놀라지 않은 사람처럼 행동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표정이 더욱 어색해지고,눈앞의 풍경에 압도되었음이 명백합니다.
 
그런 당신을 발견한 말라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띤 채 다가와 당신의 옆에 섭니다.
 
말라 윅스:"어때, 신기하지? 핌은 처음 봤을 때 오줌 지렸어."
 
핌 글림버클:"그, 그때는 추워서 그런 거라고..."
 
말라는 짐짓 핌의 항의가 들리지 않는 척하며 말을 이어나갑니다.
 
말라 윅스:"강의 이름은 지옥불 강(River Inferno)이야. 이름의 유래는 안 말해줘도 될 거고, 이 시점에서 좋은 소식 하나랑 나쁜 소식 하나가 있어. 뭐부터 들을래?"
 
브리엔느:"좋은 소식부터 듣겠습니다."
 
말라 윅스:"좋은 소식은, 오늘 우리의 목표 지점에 거의 다 왔다는 거야."
 
브리엔느:"그렇습니까. 그렇다면 나쁜 소식은 무엇입니까?
 
말라 윅스:"목표 지점이 강 반대편이라는 거지."
 
브리엔느:@ 용암의 강과 말라의 얼굴을 몇 번 번갈아 쳐다보고는 눈을 끔뻑거립니다. '설마 여기를 건너야 한다는 뜻입니까?'라는 뜻이 전달되길 간절히 바라며...
 
안타깝게도 당신의 의도는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말라는 당신의 표정을 쳐다보며 킥킥거리다가 이내 폭소를 터트리고, 핌은 어리둥절해하며 고개를 갸웃합니다.
 
핌 글림버클:"어? '지금' 건넌다고? 지금 건너면 남동쪽으로 멀어지잖아."
 
그리고 핌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른 방향에서 들려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대답이 아니라 구박이나 핀잔에 가깝습니다.
 
조르나 퀵블레이드:"'떠버리', 이 멍청아, 보면 모르냐? 또 헛소리 하는 거잖아."
 
조르나의 말에 말라는 웃음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로 어깨를 으쓱할 뿐입니다.
 
말라 윅스:"헛소리라니, 내 농담은 힘든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의 묘약이라고."
 
그리고 말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해가 저물 무렵이 되어 한층 더 매서워진 아이젤크로스의 바람이 주위를 휩쓸고 지나갑니다. 말라는 반사적으로 어깨를 움츠리며 허둥지둥 목도리로 얼굴 주위를 감싸고, 조르나는 그런 말라를 보며 피식하고 웃음을 흘립니다. 그리고 그때 엘드린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엘드린 벨샤룬:"오늘은 여기에서 야영한다."
 
모두가 엘드린을 돌아봅니다. 그가 약간 높은 지대에 올라서 있었던 까닭에 그의 자세나 눈빛이 한층 더 고압적으로 변합니다.
 
엘드린 벨샤룬:"적절한 곳에 천막을 치고 야영지를 위장한 다음 불침번의 순서를 정해라. 전부 마무리 되면 내게 보고하도록."
 
엘드린은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몸을 돌려 지도를 펼칩니다. 어스름 속에서 엘드린의 지팡이가 뿜어내는 빛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렌프로는 그런 엘드린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긴 숨을 내쉬고는 다른 이들에게 명령을 내립니다.
 
렌프로 힐록:"다들 움직여라. 야영 준비해."
 
탐험대 사이에서 한 순간 짧은 침묵이 감돕니다.
 
브리엔느:
4
통찰 (2)
 
브리엔느 통찰 판정 실패
 
안타깝게도 당신은 그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저 말라의 얼굴에서마저도 웃음기가 사라져있다는 사실만을 발견할 수 있을 뿐입니다. 탐험대원들은 서로 눈치를 살피며 마치 땅에 쇠닻이라도 내린 것처럼 슬금슬금 썰매를 향해 움직입니다.
 
퀴날라가 당신의 시야에 나타난 것은 바로 그때였습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잠깐만요."
 
이름이 불리자 엘드린은 지도를 접으려던 손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듭니다. 그의 표정은 순간적으로 굳어졌지만, 곧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갑니다.
 
엘드린 벨샤룬:"...무슨 일이십니까."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어째서 천막을 치라고 한 거죠? 탐험대가 양질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마법으로 지원하는 것이 지침일 텐데요."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명백한 단호함이 서려 있습니다. 엘드린은 그 말을 듣자마자 미세하게 인상을 찌푸립니다.
 
엘드린 벨샤룬:"안전을 위해서입니다. 죄수 부대 5반이 동행하던 연구원들을 살해하고 탈영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엘드린은 그렇게 말하며 당신과 다른 죄수 부대원들을 돌아봅니다. 마치 이들이 그런 죄를 저질렀다는 듯이. 여기저기에서 숨을 깊게 들이켜는 소리, 콧김을 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굳이 주의깊게 살피지 않아도 그것이 감정적 동요를 나타내는 신체적 반응임은 명백합니다. 눈보라 만큼이나 차가운 긴장감이 주위에 짙게 퍼져나갑니다. 퀴날라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가, 안개 같은 입김을 내뿜습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저도 그것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지침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생존은 저희의,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번 원정의 최종 지휘자인 저의 책임입니다."
 
엘드린 벨샤룬:"이들이 정말 그렇게 연약하다면 이 아이젤크로스에서 오늘까지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이들이 연약하지 않다면, '죄수들'에게 굳이 자원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죄수들이란..."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벨샤룬 연구원, 이것은 효율의 문제가 아닙니다. 신뢰와 존중의 문제입니다."
 
엘드린의 말허리를 자른 퀴날라는 몸을 돌려 당신을 포함한 다른 탐험대원들을 바라봅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우리와 다르게 이들은 혹한의 추위 속에서 썰매를 끌고 보초를 서며 우리보다 더 힘든 여정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그런 이들이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이들과 신뢰를 쌓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다음 말을 잇기 전, 퀴날라는 다시 한 번 엘드린에게로 시선을 돌립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자원 관리 차원에서도 고작 간단한 마법 하나를 시전하는 것뿐일 텐데요. 설마 당신에게 이 마법이 너무 '고등'한 것은 아닐 테지요. 혹시 그런가요?"
 
누군가의―아마 말라의 것으로 추정되는―휘파람 소리가 정적을 깹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쪽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엘드린은 지팡이를 꽉 쥔 채 퀴날라의 시선을 맞받아 푸른 눈동자를 이글거리며 퀴날라를 노려봅니다. 그의 지팡이에 새겨진 마법 룬이 그의 심리를 반영하듯 희미하게 깜빡거립니다.
 
잠시 후, 엘드린은 고개를 가볍게 숙이고 지팡이를 자신의 옷자락 속으로 감춥니다.
 
엘드린 벨샤룬:"...알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공기 중에 서려 있던 팽팽한 긴장이 미묘하게 풀립니다. 죄수 부대원들 중 일부는 숨죽여 안도하기까지 합니다. 엘드린의 반응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탐험대 전체를 향해 다시 한 번 시선을 돌립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좋습니다. 해야 할 것은 많이 줄었지만, 야영을 위해서는 아직 필요한 것들이 몇 가지 남아 있습니다. 물론 무엇이 필요한지는 저보다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 겁니다. 여러분은 이 혹독한 땅에서 살아남으며 강인함을 증명한 분들이니까요. 저는 벨샤룬 연구원과 함께 야영지를 보호하기 위한 마법을 준비할 테니, 그 외의 것에 대해서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퀴날라의 말이 끝나자 탐험대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한 사람에게로 쏠립니다. 잠시 퀴날라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렌프로는 방금 전 엘드린이 그랬던 것처럼 퀴날라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부대원들에게 명령을 내립니다.
 
렌프로 힐록:"조르나와 말라는 주변을 정찰하고 위험 요소가 없는지 확인해라. 가르복은 보초를 서고, 핌은 식사를 준비한다. 그리고..."
 
렌프로는 마지막으로 당신을 봅니다.
 
브리엔느:@ 퀴날라와 엘드린의 대화를 들으며 '규율'과 '존중' 사이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터라 렌프로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렌프로 힐록:"브리엔느."
 
브리엔느:@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그제서야 퍼뜩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
 
렌프로는 당신의 주의를 끌 때까지 기다린 뒤 말합니다.
 
렌프로 힐록:"오늘부터 다른 대원들을 따라 다니며 아이젤크로스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 선택권을 줄 테니 따라 나설 사람을 골라라."
 
브리엔느:@ 예상 밖의 질문에 당황하지만 최대한 내색하지 않은 채 다른 대원들을 돌아봅니다.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고 있는 말라의 옆에서 조르나는 '꺼져.'라는 말을 소리 없이 입 모양으로만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째서인지 핌은 불안한 눈빛으로 당신을 힐끔힐끔 곁눈질 하고 있고, 가르복은 애초에 당신을 쳐다도 보지 않습니다.
 
브리엔느:@ 결정을 내립니다.
"보초를 서겠습니다."
 
말라가 놀란 눈치로 당신과 가르복을 번갈아 돌아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말라 윅스:"후회할걸? 가르복이랑 같이 근무하면 시간이 두 배는 느리게 흐를 텐데."
 
하지만 가르복은 말라의 말에 대꾸는 커녕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의 썰매에 있던 철퇴를 집어 어깨 위에 얹을 뿐입니다. 렌프로는 렌프로는 당신의 대답을 곱씹듯이 잠시 당신을 바라보다가, 곧 짧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렌프로 힐록:"좋다. 가르복, 브리엔느에게 기본적인 것부터 가르쳐라."
 
가르복은 그제야 당신을 흘깃 바라봅니다. 검은 비늘의 드래곤본이 낮고 거친 목소리로 답합니다.
 
가르복 블랙모:"알겠습니다."
 
렌프로가 마지막으로 명령을 정리하며, 탐험대원들은 각자의 임무를 위해 서서히 흩어집니다. 그 사이 해는 완전히 지고, 지옥불 강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빛이 야영지를 희미하게 비춥니다.
 
가르복과 함께 대열에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 선 당신은 주변을 살피며 경비를 섭니다. 거대한 강의 열기 덕분에 체감 온도는 약간 올라갔지만, 강을 따라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과 매캐한 공기가 폐를 거칠게 긁어내립니다.
 
가르복은 무뚝뚝한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아무런 설명 없이 한 손을 들어 당신을 부릅니다.
 
가르복 블랙모:"이쪽으로 와라."
 
브리엔느:@ 그의 지시에 순순히 따릅니다.
 
가르복은 당신을 강가에서 조금 더 떨어진 곳으로 데리고 간 후 묵직한 목소리로 말을 잇습니다.
 
가르복 블랙모:"두 가지만 기억해라. 첫째, 눈을 피곤하게 두지 마라. 둘째, 소리를 들어라."
 
그는 짧고 단순한 설명을 마치더니, 근처에 있던 바위에 등을 기댄 채 무겁게 팔짱을 낍니다.
 
브리엔느:@ 가르복이 그 뒤에 할 말을 기다리며 침묵합니다.
 
...그리고 가르복은, 얼추 반 시간이 지날 때까지 당신과 대화를 하기는 커녕 입을 열지도 않습니다.
 
브리엔느:@ 가르복이 할말을 고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아예 말을 꺼낼 기색이 보이지 않는지를 확인합니다.
20
통찰 (2)
 
브리엔느 통찰 판정 성공
 
가르복은 어둠으로 뒤덮인 설원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감시합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당신에게만은 한번도 눈길을 주지 않습니다.
 
브리엔느:@ 가르복의 주의를 끌기 위해 헛기침을 한 뒤, 담담하게 말을 꺼냅니다.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가르복은 고개를 살짝 당신 쪽으로 기울이지만, 고개를 돌리지는 않습니다.
 
가르복 블랙모:"말해."
 
브리엔느:"실례가 안 된다면 어쩌다가 발렌포스트의 죄수 부대가 되신 건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가르복 블랙모:"실례다."
 
그리고 가르복은 그제서야 당신을 천천히 돌아봅니다. 그의 황금빛 눈이 강의 불빛을 반사하며 날카롭게 번뜩입니다.
 
가르복 블랙모:"이런 곳에서 쓸데없는 호기심은 죽음을 부른다."
 
브리엔느:"하지만 같은 부대원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알면 임무 수행의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가로폭 씨와 함께 보초를 서기로 결정한 것도, 다른 동료들과는 대화를 나누며 어느 정도 성향을 파악했습니다만 가로폭 씨에 대해서는 아직 아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용인(龍人)들은 처음 뵙는지라 무엇을 드시는지를 여쭤볼까도 했으나..."
 
가르복은 감정을 쉽게 읽을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당신의 말을 듣고 있다가, 갑자기 당신의 말을 자르고 끼어듭니다.
 
가르복 블랙모:"너는 군인이었다고 했지."
 
브리엔느:@ 질문인지 아니면 단언하는 것인지 몰라서 잠깐 망설입니다.
 
물론 가르복은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가르복 블랙모:"군인은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하지만 우리는 군인이 아니다. 너무 많은 걸 알면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강을 바라보며 말을 잇습니다.
 
가르복 블랙모:"나는 같은 부대의 동료들과 부하들을 죽였다."
 
브리엔느:@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보다는, 동료들과 부하들을 죽였다는 말에 움찔합니다.
 
당신의 반응에 가르복은 살짝 고개를 숙이며 덧붙입니다.
 
가르복 블랙모:"다른 이들도 나와 비슷하다. 그러니까 쓸데없는 질문은 하지 마라. 그리고...내 이름은 가르복이다."
 
브리엔느:@ 잠시 침묵하며 가르복의 말을 마음속에 곰곰이 되새긴 뒤, 가르복에게 고개를 꾸벅 숙입니다.
"무례를 범해 죄송합니다, 가르복 씨.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가르복 블랙모:"사과할 필요 없―"
 
브리엔느:"그러면 이번엔 쓸모 있는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젤크로스로 건너오기 전, 이곳과 비슷하게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백색 황무지(Greying Wildlands)를 지나왔습니다. 그곳에서는 설원 위를 내달릴 때 썰매 개를 사용했고, 발렌포스트 요새에서도 썰매 개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탐험에서 썰매 개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가르복이 다시 한 번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아까보다 훨씬 빨리, 눈을 크게 뜨고. 그리고 당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대답합니다.
 
가르복 블랙모:"짐이 많으면...지옥불 강을 건널 수 없다."
 
브리엔느:"그렇군요. 그렇다면 지옥불 강을 건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가르복 블랙모:"...얼음 조각을 이용한다."
 
브리엔느:"얼음조각을 거룻배처럼 사용한다는 말씀이십니까? 노나 키의 역할은 무엇으로 합니까?"
 
가르복 블랙모:"...작살을 이용하거나...마법으로..."
 
...가르복은 당신의 질문에 빠짐없이 답변해 주기는 하지만, 답변의 길이는 점점 간략해지고 답변이 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은 점점 길어집니다.
 
브리엔느:@ 답변의 주기와 길이 변화가 암시하는 바를 눈치채지 못하고, 가르복이 친절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궁금했던 것들을 전부 질문합니다.
 
...당신은 이후로도 가르복과의 문답을 통해 아이젤크로스에서 살아남는 것과 관련된 지식을 몇 가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길을 잃거나 눈보라와 만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닷새 정도는 더 걸어야 한다든지, 아무리 힘들어도 매일 몸을 닦고 옷을 늘 말려서 입어야 한다든지, 비상식량이 남아 있더라도 사냥을 해야하지만 곰의 간은 먹으면 안된다든지...
 
브리엔느:"곰의 간을 먹으면 안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가르복 블랙모:"...곰의 저주를 받아 죽는다."
 
브리엔느:@ 충격을 받아 잠시 말을 잃습니다. 대체 왜 아이젤크로스의 곰에게는 저주가 깃들어 있을지 그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당신이 생각에 잠겨 있던 그때, 야영지로 다가오는 조르나와 말라의 말소리가 들립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피곤함과 추위에 대한 짜증이 엿보였지만, 그 외의 것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말라가 조르나를 흘겨보며 투덜댑니다.
 
말라 윅스:"대체 언제쯤이면 기억할래? 네가 한 걸음 걸을 때 나는 두 걸음을 걸어야 한다고."
 
조르나 퀵블레이드:"기억해서 그런 건데. 제때 따라온 걸 보니 어제 출발했나 보네."
 
두 사람이 향하는 방향은 렌프로와 다른 이들이 있는 쪽입니다. 가르복은 한마디 말도 없이 불쑥 두 사람을 따라갑니다.
 
브리엔느:@ 이미 가르복에 대해 '말수는 적다. 하지만 착하다.'라는 판단을 내린 뒤이므로 놀라지 않고 그의 뒤를 따릅니다.
 
조르나와 말라가 렌프로에게 먼저 도착합니다. 조르나가 발치에 있던 작은 돌멩이를 무심하게 걷어차면서 보고합니다.
 
조르나 퀵블레이드:"예티 무리의 흔적처럼 보이는 걸 발견하긴 했는데, 최소한 사흘은 지난 거야. 지금쯤이면 이곳에서 한참 떨어져 있겠지. 그것 말고는 없어. 그냥 좆같은 바위, 눈, 바람, 용암, 추위 뿐이야."
 
렌프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이어 도착한 당신과 가르복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렌프로 힐록:"가르복, 너희 쪽은 어땠나?"
 
가르복 블랙모:"특이사항 없습니다."
 
렌프로 힐록:"좋아. 브리엔느, 가서 마법사들을 불러 와라. 저쪽 강가에 있다."
 
브리엔느:"알겠습니다."
@ 그렇게 대답한 후 곧장 렌프로가 말한 곳으로 걸음을 옮기며 마법사들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당신은 별다른 무리 없이 두 사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흐르는 용암 지대를 응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더 가까이 가면 두 사람이 보고 있는 것은 강물 위의 작은 유빙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것들과 다르게 그 얼음 덩어리는 강물을 따라 흘러가지 않고 제자리에서 천천히 회전하고 있는데, 퀴날라의 손짓과 움직임이 일치합니다.
 
퀴날라의 옆에는 엘드린이 서 있는데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잉크를 사용할 만한 날씨와 장소가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적고 있는 듯합니다. 더 가까이 가면 두 사람의 발치에 부서진 얼음 조각과 검게 탄 돌멩이가 흩어져 있는 것까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브리엔느:@ 발소리를 일부러 크게 내어 존재를 알립니다.
 
퀴날라가 손짓을 멈추고 당신의 발소리에 반응하여 고개를 듭니다. 은빛 눈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가운데, 퀴날라가 입꼬리를 살짝 올립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새로 합류한 분이시군요. 무슨 일이시죠?"
 
브리엔느:@ 질문을 받고 순간 멈칫합니다. 무슨 이유로 이들을 불러와야 하는지를 듣지 못했다는 것을 꺠닫는 순간입니다.
 
엘드린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계속 무언가를 적고 있다가, 딱, 하고 펜을 놓으며 천천히 시선을 돌립니다.
 
엘드린 벨샤룬:"쓸데없는 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그냥 받은 명령을 그대로 전하면 될 것 아닌가. 이런 것까지 알려줘야 하다니."
 
브리엔느:@ 엘드린의 말을 듣고 '그렇군.'이라고 생각한 뒤 그대로 따릅니다.
"감사합니다. 반장님께서 두 분을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이유는 듣지 못했습니다."
 
엘드린 벨샤룬:"잠깐."
 
엘드린의 한쪽 눈썹이 약간 위로 치오릅니다.
 
엘드린 벨샤룬:"감사하다고?"
 
브리엔느:"그렇습니다."
 
엘드린 벨샤룬:"뭐가 감사하다는 거지?"
 
브리엔느:"제게 어떻게 해야할지 알려주신 덕택에 제가 받은 명령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감사를 표한 것입니다."
 
엘드린의 고개가 천천히 기울어지고, 당신을 바라보는 눈동자는 미세하게 흔들립니다. 대화를 지켜보던 퀴날라가 로브로 입을 가리고 소리 죽여 웃은 뒤 말합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곧 마무리 하겠습니다."
 
퀴날라는 미소를 지으며 얼음 덩어리로 돌아섭니다. 그리고 다시 손짓으로 얼음을 움직이는 것을 반복합니다.
 
브리엔느:@ 가만히 서서 얼음의 움직임을 눈으로 좇습니다. 물론 별다른 의미가 있는 시선은 아닙니다. 머리 속으로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때 퀴날라가 얼음에 시선을 그대로 고정시킨 채 말합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신기하죠? 세상의 모든 것들은 전부 거부하고 태워버리면서, 정작 자신과 정반대라고 할 수 있는 존재는 포용한다는 게."
 
브리엔느:@ 갑작스런 질문에 혹시 자신이 아니라 엘드린에게 한 말인가 싶어 엘드린의 반응을 살핍니다.
 
엘드린은 계속해서 펜으로 무언가를 적을 뿐, 퀴날라의 말에 대답은 커녕 반응할 기색조차 없어 보입니다.
 
브리엔느:@ 자신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은 확인한 후,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를 몰라서 일단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습니다.
 
퀴날라는 당신의 반응을 확인하지도 않고 계속 말합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지옥불 강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어요. 대부분의 학자들은 에오르가 추락하면서 그 충돌의 여파로 이 강이 만들어졌다고 믿죠. 불의 정령들이 가끔 강둑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불의 정령계와 관련이 있는 것은 확실해요. 만약에 그렇다면, 에오르라는 도시가 갖고 있던 마법의 힘은 정령계와 물질계의 장벽을 찢어버리고, 일부분이지만 세계의 법칙을 바꾸고, 그 변화를 헤아릴 수도 없는 오랜 시간 동안―어쩌면 영원히 유지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는 뜻이 되죠."
 
브리엔느:"그렇습니까."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정말로...놀랍지 않나요? 에오르라는 도시는 단순한 왕국이 아니었습니다. 에오르는 법칙을 창조한 곳이었어요. 자연을, 마법을, 생명의 본질을 실험하고, 그 경계를 무너뜨렸던 위대한 도시였습니다. 우리가 마법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그들에게는 단순한 도구였죠."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더 열정적으로 변해가고, 용암 속의 얼음 조각도 더욱 세차게 회전하기 시작합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이 강은 그저 현상이 아닙니다. 이것은 증거입니다. 세상의 법칙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조차 뒤바뀔 수 있다는 증거 말이에요."
 
브리엔느:"그렇―"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우리가 이 혹한의 땅에서 찾아야 하는 것 역시 단순한 유물들이 아니에요. 우리는 그것이 지닌 가능성, 그들이 우리에게 남긴 혁신을 찾는 것입니다. 에오르가 남긴 비밀을 푸는 순간, 우리는 세상의 새로운 규칙을..."
 
퍽―.
 
갑작스러운 파열음과 함께 얼음 조각이 박살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용암 위로 얼음 가루가 우수수 떨어져 내리고는 이내 자취를 감춥니다.
 
브리엔느:
0
수사 (-1)
 
브리엔느 수사 판정 실패
 
브리엔느:"위험합니다, 숙이십시오!"
@ 다급하게 퀴날라와 용암의 강 사이로 몸을 날려 퀴날라를 엄호합니다!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흐릅니다.
 
퀴날라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가만히 입을 벌린 채 멈춰 서 있습니다. 그녀의 손끝에서 희미하게 빛나던 마법적 흔적이 서서히 사그라듭니다.
 
브리엔느:@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원거리에서 얼음을 공격하여 파괴한 적의 위치'를 찾으려 합니다.
20
감지 (0)
 
브리엔느 감지 판정 실패
 
브리엔느:@ 뒤를 돌아보지 않고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조심하십시오. 적은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것 같습니다."
 
엘드린은 아무 말 없이 퀴날라와 당신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조용히 펜을 내려놓습니다. 그리고는 당신과 다르게 목소리를 낮추기 위해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말합니다.
 
엘드린 벨샤룬:"적이라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브리엔느:"얼음을 공격한 적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마법의 힘으로 자신의 모습을 감춘 것 같습니다."
 
엘드린 벨샤룬:"그렇군. 나는 수석 연구원께서 '순간 통제를 잃어 실수로' 얼음을 터트리신 가운데, 웬 암컷 예티 하나가 난입해서 소란을 피우는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브리엔느:
10
비전 (-1)
 
브리엔느 비전학 판정 실패
 
브리엔느:
12
통찰 (2)
 
브리엔느 통찰 판정 실패
 
GM (GM):.............
 
엘드린은 느릿하게 고개를 들어 당신을 쳐다봅니다. 눈썹이 살짝 올라가 있지만, 그의 눈빛은 조소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 눈빛의 의미는 커녕...
 
브리엔느:"...그 '예티'라는 존재가 습격한 것입니까?"
 
그리고 퀴날라가 아주 짧게 '푸훗.' 하는 소리를 냅니다. 그녀는 아까처럼 황급히 로브의 소매로 입을 가리고 기침하는 척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눈가에는 숨길 수 없는 웃음기가 번져 있습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크흠, 제가 흥분해서 저도 모르게 얼음을 깨트렸나 봅니다. 걱정하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브리엔느:"브리엔느입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좋아요, 브리엔느. 기다리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이제 갈까요?"
 
브리엔느:@ 적의 습격은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퀴날라가 가자고 하니 일단 묵묵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지만 주위에 대한 경계는 늦추지 않습니다.
 
퀴날라가 미소 띤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다가 먼저 발걸음을 옮깁니다. 엘드린은 당신의 얼굴을 흘끗 쳐다보고는, 아무런 말 없이 다시 고개를 휙 돌리고 퀴날라의 뒤를 따릅니다.
 
브리엔느:@ 엘드린의 시선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내 별 깊은 생각 없이 맨 뒤에서 두 사람을 따라갑니다.
 
다시 돌아온 야영지는 이미 어느 정도 정리되어 있습니다. 썰매들이 반원형으로 배치된 중앙에는 눈을 파서 만든 임시 요식 공간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안에는 가죽을 깔아 만든 자리가 놓여 있습니다. 중앙에는 크고 묵직한 냄비가 걸려 있는데, 그 안에서는 희미한 기름 냄새를 풍기는 진한 국물이 끓어오릅니다.
 
핌이 두꺼운 장갑을 낀 손으로 조심스럽게 냄비를 휘젓는 동안, 그 옆에서는 조르나가 얼어붙은 육포 조각을 작은 칼로 잘게 찢어 냄비에 던져 넣고 있습니다. 말라가 한쪽에서 건빵을 깨물어 씹다가 당신을 발견하고는 손을 흔듭니다.
 
말라 윅스:"때 맞춰 왔네. 방금 막 육포 넣었어. 기다리는 동안 이거나 씹어."
 
그리고 말라는 큼지막한 건빵을 하나 집어 당신에게 건넵니다. 그 사이 퀴날라는 펄럭이는 은빛 로브를 조심스럽게 정리하며 냄비 근처에 앉습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이런 환경에서 이 정도면 훌륭하네요. 이름이 뭐죠?"
 
핌 글림버클:"네? 어, 그냥 육포랑 건빵에 비계 넣고 끓인 스튜..."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아뇨, 당신 이름이요."
 
핌 글림버클:"아, 저, 저는 핌 글림버클이라고 합니다. 그냥 핌이라고 부르셔도..."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고마워요, 핌. 덕분에 제대로 먹을 수 있겠어요."
 
핌은 부끄러운 듯 어깨를 움츠리며 수프를 휘젓습니다.
 
핌 글림버클:"제, 제가 아니라, 딤블 덕분이에요."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딤블?"
 
퀴날라가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묻자, 핌은 조심스럽게 냄비 아래에 있던 작은 금속 장치를 가리킵니다. 휴대용 난로라고 생각했던 그것에는, 자세히 보니 난로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부속지 외에 '눈'이나 '팔'이라고 부를 수 있을 법한 부분들 마저 달려 있어 마치...금속 인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핌이 얼굴을 붉히고는 난로의 '팔'에 해당하는 부분을 살짝 흔들며 덧붙입니다.
 
핌 글림버클:"얘가 딤블이예요. 딤블의 불로 요리를 하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딤블이 재료의 맛을 최대한 끌어내 줘요. 탐험 중에는 맛있는 요리를 먹기 어려우니까 제가 개발한 건데..."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딤블이라고 불린 장치가 약하게 딸깍거리며 미세한 불빛을 내뿜습니다. 작동 상태가 불안정한지 작은 기계 팔이 삐걱거리며 살짝 들썩이지만, 핌은 재빨리 그것을 조정하며 애정을 담아 장치를 다룹니다.
 
퀴날라는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장치를 살펴봅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흥미로운 발상이네요. 이 기계 장치가 요술(Prestidigitation) 주문을 연속적으로 시전하는 것 같은데, 어떤 원리를 활용한 건가요?"
 
핌은 순간 말을 잃었다가, 이내 눈을 반짝이며 신나게 떠들기 시작합니다.
 
핌 글림버클:"어, 그러니까...요술 주문을 응용한 마법 회로를 내장한 다음, 금속 기반의 공명 연쇄 장치를 사용해서 주문의 지속성을..."
 
퀴날라는 미소를 지으며 핌의 설명을 듣습니다. 그러나 핌의 열정적인 설명이 점점 길어지자, 조르나가 한숨을 쉬며 푸념합니다.
 
조르나 퀵블레이드:"또 시작이네. 야, '떠버리', 제발 먹을 때는 입 좀 다물면 안 되냐? 아예 우리 여기 있다고 포고를 하고 있네."
 
핌은 움찔하며 입을 다물고는 숟가락으로 스튜를 휘저으며 눈치를 살핍니다. 퀴날라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본 뒤 고개를 끄덕입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확실히, 식사 중에 습격을 받으면 위험하죠. 다들 가까이 모이세요."
 
그리고 퀴날라는 품에서 지팡이를 꺼내더니, 그것을 가볍게 흔들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죄수 부대원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엘드린도 무슨 불만이라도 있는 것처럼 혀를 차긴 했지만 뒤쪽으로 이동합니다.
 
브리엔느:@ 말라가 건네준 건빵을 우걱우걱 씹으며 퀴날라에게 가까이 다가갑니다.
 
그때, 퀴날라의 지팡이 끝에서 은은한 푸른빛이 일렁이더니 그 빛이 서서히 퍼져 나갑니다. 찬란한 광채는 의외로 포근한 감촉을 남기며 야영지 경계를 따라 부드럽게 퍼져나가고, 곧 푸르스름한 마법의 장벽이 반구 모양으로 주위를 둘러쌉니다.
 
마법사:
레오문드의 작은 오두막 Leomund's Tiny Hut
evocation 3
 
시전 시간: 1분
간격: 자신
목표: A 10-foot-radius around and above you
구성요소: V, S, M (수정 구슬)
지속 시간: 8시간
 
당신을 중심으로 10ft 반경의 방사형 마법 영역이 생겨나 주문의 지속시간 동안 고정된 상태로 유지됩니다. 주문을 시전할 당시에 이 마법의 영역이 해당 영역에 있는 모든 크리처들을 완전히 둘러쌀 만큼 충분히 크지 않다면 주문은 실패합니다.
이 주문을 시전했을 때 마법 영역 내부에 있던 크리처와 물체는 자유롭게 이 영역을 드나들 수 있습니다. 그 외의 모든 크리처와 물체는 이 영역을 통과할 수 없습니다. 3레벨 이하의 주문은 이 영역 안쪽을 목표로 시전될 수 없는 것은 물론 효과가 이 영역 안에 미치지도 않습니다.
마법 영역 내부의 환경은 외부의 날씨와 상관없이 항상 쾌적하고 건조합니다. 주문이 지속되는 동안, 당신은 영역 내부가 희미한 빛 환경이나 어둠 환경이 되도록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행동 불필요). 마법 영역은 외부에서는 불투명하며 시전자가 원하는 색깔로 보입니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투명하게 보입니다.
이 주문은 당신이 마법 영역을 떠나거나 이 주문을 다시 시전하면 조기에 종료됩니다.
주문 내성 DC: 14
 
마법이 완전히 자리 잡자 차가운 바람이 순식간에 사그라듭니다. 몇 초 전만 해도 야영지를 덮치던 매서운 눈보라가 마치 장벽에 막힌 듯 부드럽게 흩어지고, 바닥에 깔린 얼음조차 따뜻한 공기에 의해 살짝 녹아드는 듯합니다.
 
퀴날라는 허공에서 손을 가볍게 몇 번 휘젓고는 지팡이를 다시 집어넣습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완료되었습니다. 이 안에서는 습격의 위험은 물론 바깥 바람도, 추위도 우리를 방해할 수 없어요."
 
브리엔느:
9
비전 (-1)
 
브리엔느 비전학 판정 실패
 
브리엔느:@ 놀라운 마법의 힘에 그저 감탄을 연발하며 주위를 둘러봅니다.
 
조르나가 그런 당신을 발견하고는 코웃음을 칩니다.
 
조르나 퀵블레이드:"호들갑 떨지 말고 앉아서 밥이나 쳐 먹어. 대가리 밖으로 내밀지 말고."
 
이미 냄비 옆에 앉은 말라도 히죽 웃더니 당신의 다리를 툭 치며 앉으라고 손짓합니다.
 
브리엔느:@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지만 일단 시키는 대로 합니다.
 
핌이 건넨 스튜 그릇을 당신에게 건네며 말라가 설명합니다.
 
말라 윅스:"이 마법의 영역 밖에서는 여기 안쪽이 안 보여. 안으로 들어올 수도 없고. 하지만 안에 있는 것들은 밖으로 나갈 수 있거든. 그러니까 네가 머리를 이 마법장 밖으로 내밀면, 작고 이상하게 생긴 비홀더(Beholder)처럼 보일 거야. 비홀더 알지?"
 
브리엔느:
14
비전 (-1)
 
브리엔느 비전학 판정 성공
 
당신은 비홀더에 대한 정보를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습니다. 허공을 부유하는 거대한 머리 모양 몸체에 커다란 외눈이 달린 괴물.
 
브리엔느:@ 고개를 끄덕인 뒤 손에 든 그릇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조용히 국물을 한 숟갈 입에 떠넣습니다.
 
뜨끈한 국물에서 약간의 기름기와 희미한 육향이 퍼집니다. 육포에서 우러난 짠맛과 기름진 맛이 고루 배어, 혹독한 환경에서 한 끼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말라가 당신의 표정을 살피며 묻습니다.
 
말라 윅스:"어때? 먹을만 해?"
 
브리엔느:@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맛있습니다."
 
말라 윅스:"...표정이랑 말투는 아니라고 하는 것 같은데."
 
브리엔느:"아닙니다.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 이렇게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말라 윅스:"그래? 다행이네. 지금 많이 먹어 둬. 한 일주일만 지나면 물려서 느끼하기만 하고 아무 맛도 안 느껴질 테니까. 아, 감자 덤플링(Dumpling) 먹고 싶다."
 
막 한 숟가락을 입에 넣은 조르나가 미간을 찌푸리며 한숨을 쉽니다.
 
조르나 퀵블레이드:"씨발, 또 시작이네. 맨날 처먹는 소리 지겹지도 않냐?"
 
말라 윅스:"너도 한 번 해보라니까? 먹고 싶은 거 다 먹기 전에는 죽을 수 없다는 의지가 생긴다고."
 
조르나 퀵블레이드:"좆까세요."
 
말라 윅스:"네가 이해해, 신입. 원래 이 정도로 까칠한 애는 아닌데, 제대로 못 쉬고 곧바로 또 끌려 나와서 그래."
 
조르나 퀵블레이드:"야!"
 
말라는 자신을 쏘아보는 조르나를 무시하고 핌에게 고개를 돌립니다.
 
말라 윅스:"야, 핌. 네 차례야."
 
핌은 긴장한 듯 주위를 둘러보다가 목을 가다듬습니다.
 
핌 글림버클:"나는...달콤한 커스터드에 찐빵 찍어 먹고 싶어. 이것도 어릴 때 자주 먹었거든. 쫀득쫀득하고, 따뜻하고...최고였어."
 
말라 윅스:"크으, 미치겠다. 자, 신입. 너는? 지금 먹고 싶은 음식이나 생각나는 음식 없어?"
 
브리엔느:@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정확히는 질문의 내용에 동요하여 움찔합니다. 그리고 곧장 대답하지 못하고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말라는 그런 당신의 반응에 당황한 듯 어색하게 웃으며 당신의 팔을 툭 칩니다.
 
말라 윅스:"뭐야, 뭐가 그렇게 심각해? 이게 그렇게 어려운 질문이야?"
 
브리엔느:"...죄송합니다."
 
말라 윅스:"아니, 뭐, 죄송할 것까진 아니야. 먹고 싶은 음식이 없을 수도 있지. 밥 먹는 거 보니까 그럴 것 같..."
 
브리엔느:"...'우마린달리(Umarindaly)'."
 
말라 윅스:"응?"
 
브리엔느:@ 고개를 숙이고 그릇을 내려다보며 말을 잇습니다.
"우마린달리. 쌀로 만든 푸딩 위에 구스베리를 올려 만든 음식입니다. 제...고향의 특산물입니다."
 
말라 윅스:"아...그래? 맛있겠네."
 
브리엔느:@ 떠나온 고향을 생각하며 잠시 향수에 사로잡힌 탓에 말라의 말에 대답할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잠시 야영지의 분위기가 묘해집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모두를 지긋이 누르는 듯합니다. 말라마저도 특유의 능글맞은 미소를 입가에서 지우고 말없이 스튜를 휘저을 뿐입니다.
 
그리고 현실을 상기시키는 차가운 목소리가 침묵을 깹니다.
 
엘드린 벨샤룬:"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빨리 식사 끝내라."
 
모든 이들이 엘드린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빛의 장막 근처, 그러니까 다른 이들로부터 그나마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자리에 앉아 있던 엘드린은 무심한 표정으로 읽던 책을 탁 덮고는 고개를 들어 다른 이들의 시선을 마주합니다.
 
엘드린 벨샤룬:"그렇게 따뜻하고 맛있는 식사가 그립다면, 거기 앉아서 그러고 있을 게 아니라 에오르의 유물을 하나라도 더 찾아내라. 그때까지..."
 
엘드린의 시선이 무심한 바람처럼 당신과 모두를 휩쓸고 지나갑니다.
 
엘드린 벨샤룬:"너희는 그저 죄수들일 뿐이다."
 
침묵.
 
당신의 눈에 어깨를 축 늘어트린 핌과 굳은 얼굴로 숟가락을 꽉 쥐고 있는 말라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심지어 렌프로와 가르복마저 눈썹 주위가 미묘하게 꿈틀거립니다. 조르나의 가까이에 있던 당신은 조르나가 고개를 돌리고 낮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조르나 퀵블레이드:"개좆같은 새끼."
 
퀴날라가 곤혹스러운 낯으로 주위를 둘러보고는 날카롭게 명령을 내립니다.
 
퀴날라 브라이트스케일:"그만. 다들 식사를 마치면 곧장 야영을 준비하세요. 여자분들은 저와, 남자분들은 벨샤룬 연구원과 조를 이루어 야영합니다."
 
그제서야 모두들 슬글슬금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지만, 대답하는 사람은 어느 누구하나 없습니다. 한참 동안 스튜가 보글보글 끓는 소리만이 들릴 뿐입니다.
 
무거운 분위기는 식사가 끝날 때까지 가실 기미를 보이지 않더니, 결국 다음 날 행군마저 조용한 긴장감 속에 이어집니다.
 
GM (GM):
아이젤크로스 조우 발생 여부
  조우 미발생
조우가 발생하면 해당 레벨의 전투조우표에서 주사위를 굴리거나 적절한 값을 골라서 플레이어들이 무엇과 마주쳤는지를 결정합니다.
아이젤크로스 조우 발생 여부
  조우 발생: 아이젤크로스 조우 레벨 1-4
조우가 발생하면 해당 레벨의 전투조우표에서 주사위를 굴리거나 적절한 값을 골라서 플레이어들이 무엇과 마주쳤는지를 결정합니다.
아이젤크로스 조우 - 레벨 1-4
  새끼 레모라즈가 캐릭터들을 기습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이젤크로스에서의 조우 항목을 참조하세요.
6면체를 굴려 조우 발생 시간 결정(1이 나오면 0~4시, 2가 나오면 4~8시...6이 나오면 20~24시)
rolling 1d6
 
(
2
 
)
 
 
=
2
8면체 주사위를 굴려 1~6이 나오면 본대가 기습 당한 것. 7~8이 나오면 말라와 조르나가 기습 당한 것.
rolling 1d8
 
(
8
 
)
 
 
=
8
 
새끼 레모라즈:
민첩
새끼 레모라즈
 
Ability: 17
 
새끼 레모라즈 은신 판정 성공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들 크게 다를 바 없이 행동하는 것 같습니다. 말라는 언제나처럼 농담과 조롱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걸으며 다른 이들을 들쑤시고, 조르나도 만사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얼핏 똑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어젯밤 엘드린의 차가운 선언이 마치 모두를 수의처럼 두르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엘드린의 근처에서는 가까스로 대화가 시작되어도 순식간에 사그라지고, 다들 시선을 피하거나 침묵 속에서 걸음을 재촉합니다. 엘드린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그 무심한 태도가 오히려 긴장을 더욱 짙게 만듭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오직 걷는다는 사실 뿐입니다. 지옥불 강은 여전히 옆에서 흐르며 얼음과 불이 공존하는 기묘한 광경을 만들어 냅니다. 때때로 용암 위를 떠다니는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보이지만 그 위를 밟을 날은 아직 요원한 듯합니다.
 
브리엔느:@ 묵묵히 눈길을 걸으며 이 침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누가 이 정적을 깰 용기를 낼지 생각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셋째 날 새벽이 밝아옴과 함께 당신을 찾아옵니다. 조금 이질적인 형태로.
 
당신마저 이미 두 번이나 겪은 아이젤크로스에서의 아침. 원정대는 동이 터오르기 전에 일어나 익숙하게 출발을 준비합니다. 퀴날라와 엘드린은 일어나자마자 지옥불 강 쪽으로 사라지고, 조르나와 말라도 주위 정찰을 위해 야영지를 떠난 가운데 다른 이들은 식사를 준비하거나 야영지를 정리합니다. 물론 여기에서도 역할이 거의 고정되어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브리엔느:
5
지혜 (0)
 
브리엔느 지혜 판정 실패
 
당신을 제외하면. 어제 당신은 핌을 도와 요리를 하다가 '리들'마저도 어찌 손을 쓸 수 없을 정도의 음식을 만들어냈고, 그 대가로 조르나로부터 또다시 요리를 하겠다고 깝치면 죽여버리겠다는 폭언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브리엔느:@ 어제의 조리 과정 중 무엇이 문제였을지를 되짚으며 썰매에 짐을 싣습니다.
5
수사 (-1)
 
브리엔느 수사 판정 실패
 
안타깝게도 당신은 핌과 다른 이들이 수도 없이 했던 조언―불을 5배 강하게 한다고 조리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5배 짧아지는 것은 아니다―을 떠올리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때였습니다.
 
핌 글림버클:"대, 대장! 마, 말라가! 말라가!"
 
갑작스러운 소란이 캠프 한쪽에서 터져나옵니다. 고개를 돌리면 정찰을 떠났던 조르나가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숨이 턱에 닿은 듯 헐떡거리고 다리를 후들대는 모습이 마치 당장이라도 쓰러질 사람 같습니다. 옆에서 부축하고 있는 가르복이 없었더라면 실제로 그랬을 것입니다.
 
조르나가 그러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 다소 충격적이었던 탓인지, 당신은 바닥에 누군가가 쓰러져 있다는 것과, 그리고 그 사람이 말라라는 것을 조금 뒤늦게 깨닫습니다. 정확히는 피범벅이 된 채 축 늘어져 있는 말라입니다. 그녀의 두꺼운 방한용 외투는 물론 그 안에 있던 갑옷까지 군데군데 찢어져 있고, 바닥으로 떨어진 핏자국이 새하얀 눈 위에 선명하게 번져갑니다.
 
렌프로가 바닥에 쓰러진 말라에게 재빨리 다가갑니다.
 
렌프로 힐록:"말라! 정신차려! 조르나, 어떻게 된 거야?"
 
조르나 퀵블레이드:"...레모라즈..."
 
렌프로 힐록:"뭐?"
 
조르나 퀵블레이드:"씨발, 레모라즈가 튀어 나왔다고..."
 
조르나가 숨을 몰아쉬며 말합니다. 그녀의 얼굴은 피로와 추위, 그리고 공포로 창백해져 있습니다.
 
조르나 퀵블레이드:"빨갱이 년이, 바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그랬는데...곧바로 그 얼음 벌레 새끼가 튀어 나왔어. 씨발, 거기가 눈 덮인 연못이었어. 빨갱이 저 멍청한 년이, 도망치다가 연못에 빠지는 바람에 당한 거야. 아가리에 살짝 스쳤는데도 저 꼴이 났다고."
 
브리엔느:@ 살짝 스친 것에 불과하다는 말라의 상처를 살피며 레모라즈가 어떤 생명체인지를 떠올려 봅니다.
11
의학 (0)
 
브리엔느 의학 판정 실패
 
브리엔느:
5
비전 (-1)
 
브리엔느 비전학 판정 실패
 
안타깝게도 당신의 눈에 말라는 그저 중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환자에 불과합니다. 렌프로가 재빨리 무릎을 꿇고 말라의 몸 상태를 확인합니다. 그의 얼굴은 무표정하지만, 동작에는 분명한 긴장감이 서려 있습니다. 잠시 후, 그가 짧게 한숨을 내쉽니다.
 
렌프로 힐록:"다행히 아직 숨은 붙어 있다. 살갗이 찢어지자마자 '지져진' 탓에 출혈은 그다지 많지 않아."
 
그리고 렌프로는 다시 조르나에게 묻습니다.
 
렌프로 힐록:"레모라즈는 어떻게 됐지?"
 
조르나 퀵블레이드:"몰라, 씨발! 저년 둘러메고 뒈져라 뛰다가, 눈 속에 숨어서 간신히 따돌렸다고. 어디로 갔는지까지 신경 쓸 겨를이 어딨어?"
 
렌프로는 입을 다물고는 생각에 잠깁니다. 그의 딱딱하게 굳은 얼굴에 잡힌 깊은 주름이 그의 내면을 드러내는 듯합니다. 물론 침묵은 그리 오래 가지 않고, 곧 렌프로가 주위를 빙 둘러보며 말합니다.
 
렌프로 힐록:"가르복, 당장 야영지를 정리한다. 핌은 마법사들에게 상황을 전해라. 조르나는 말라의 상처가..."
 
갑자기 렌프로의 말이 끊어집니다.
 
브리엔느:@ 명령을 기다리며 렌프로에게 집중하고 있던 터라 당황합니다. 재빨리 그가 말을 멈춘 이유를 찾습니다.
 
당신은 렌프로의 시선이 바닥으로 향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시선을 따라가면, 그 끝에는 눈 위로 번진 핏자국이 있습니다. 핏자국은 말라를 중심으로 동그랗게 얼어붙어 있으며, 그녀의 옷과 갑옷 사이로 스며든 붉은색이 얼음 위로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아닙니다. 조르나의 옷에도 피가 묻어 있고, 그녀가 지나온 길을 따라 핏방울이 점점이 찍혀 있습니다. 눈 위에 남겨진 붉은 자국이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조르나 퀵블레이드:"어이, 렌프로. 왜 그래?"
 
하지만 조르나의 부름에도 렌프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의 시선이 핏자국이 시작된 곳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천천히 옮겨갑니다. 그리고 렌프로의 시선을 따라 설원을 보던 조르나의 얼굴이 갑자기 새하얗게 질립니다.
 
조르나 퀵블레이드:"...잠깐만. 설마..."
 
그 순간,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립니다.
 
브리엔느:@ 천천히 대검으로 손을 가져가며, 어둠 속에 도사리고 있는 것의 정체를 확인합니다.
18
감지 (0)
 
브리엔느 감지 판정 성공
 
아직 동이 완전히 트지 않은 희미한 빛 속에서, 당신은 가까스로 어떤 거대한 물체를 포착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x
 
처음에는 그저 눈더미처럼 보인 검은 윤곽은, 눈 위에서 굽이치듯 미끄러지며 단순한 지형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합니다. 작고 긴 촉수 같은 마디가 바닥을 더듬으며, 그것은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물체의 표면이 한순간 빛을 반사하며 붉게 물들자, 당신은 그것이 얼음이 아니라 단단한 외골격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은 커다란 벌레입니다. 정확히는―.
 
조르나 퀵블레이드:"...씨발, 왔다..."
 
조르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린 그 순간, 레모라즈가 쇄도해 옵니다.
 
거대한 몸뚱이가 휘어지며 바닥을 가르자, 서리로 뒤덮인 설원이 그 아래서 녹아내리고 증기가 피어오릅니다. 외골격 사이로 뜨겁게 일렁이는 불빛이 틈틈이 새어 나오며 그 표면은 광택이 나는 흑요석처럼 반짝입니다. 생전 처음 듣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는 레모라즈의 울음소리, 육중한 몸체가 녹은 얼음을 으깨며 내는 축축하고 둔탁한 파열음이 점차 가까워집니다.
 
렌프로 힐록:"침착해라! 당황하면 죽는다!"
 
렌프로의 포효가 마치 전투의 나팔처럼 얼어붙은 공기를 가르며 울려퍼집니다. 렌프로가 재빨리 칼을 뽑으며 다른 부대원들에게 명령을 내립니다.
 
렌프로 힐록:"핌! 당장 마법사들에게 가! 조르나는 말라를 데리고 여길 벗어나라! 그리고 가르복, 브리엔느! 무기를 들고 날 따라와라! 저 괴물을 막는다!"
 
핌은 순간 얼어붙었지만, 렌프로가 다시 한 번 그의 이름을 외치자 그제서야 강가를 향해 내달립니다. 조르나는 말라를 거칠게 등에 둘러메고 이를 악물며 레모라즈의 반대편으로 도망칩니다. 뿔뿔이 흩어지는 '먹잇감'에 당황한 듯 레모라즈가 잠시 멈칫할 때, 렌프로가 앞으로 튀어 나갑니다.
 
렌프로 힐록:"네 상대는 여기다!"
 
그리고 어느새 철퇴를 손에 쥔 가르복도 아무런 머뭇거림 없이 그 뒤를 따라 달립니다.
 
브리엔느:@ 대검을 뽑아들고 검을 쥔 손을 단단히 조이며, 돌격합니다. 쿵쿵거리는 심장을 가라앉히기 위해 호흡을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려 합니다.
 
x
 
브리엔느:
13.14
선제권 (4.14)
 
깡패:
선제권
깡패
 
Initiative: 20
 
도적 두목:
선제권
도적 두목
 
Initiative: 21
 
새끼 레모라즈:
선제권
새끼 레모라즈
 
Initiative: 18
 
돌격해 오는 원정대원들과 당신의 모습에 흥분한 듯, 레모라즈가 거대한 몸체를 일으키고 노호합니다. 렌프로는 즉시 허리춤에서 단검을 빼 들고 소리칩니다.
 
렌프로 힐록:"놈을 포위한다! 사방에서 몰아붙여!"
 
렌프로는 무릎을 굽혀 몸을 낮추며 손에 쥔 단검을 재빠르게 던집니다.
 
도적 두목:
도적 두목
 
 
도적 두목:
도적 두목
 
 
날카로운 단검이 레모라즈의 등껍질을 스치며 튕겨 나갑니다. 렌프로는 바로 두 번째 단검을 빼어 던지지만, 레모라즈는 첫 번째 공격으로 위협을 느낀 듯 몸을 휘감아 그대로 튕겨냅니다.
 
깡패:
용의 비상 Draconic Flight (1회/Long Rest)
깡패
 
추가 행동으로 가르복은 10분 동안 자신의 등 뒤에 산성 에너지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는 영체 날개가 솟아나도록 합니다. 가르복이 날개를 접거나 무력화 상태가 되면 10분이 지나지 않아도 날개가 사라집니다. 날개가 솟아나 있는 동안 가르복은 30ft의 비행 속도를 얻습니다.
 
하지만 튕겨 나온 단검이 눈 바닥에 떨어지기도 전에 어둠 속에서 또 다른 그림자가 레모라즈를 향해 날아듭니다.
 
단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큰 그것은 검은 비늘의 드래곤본, 가르복입니다. 렌프로의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는 그 순간, 당신은 가르복의 등 뒤에서 녹색 기운이 일더니 거대한 영체의 날개가 되어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르복의 몸이 공중으로 솟아오름과 동시에 곧장 레모라즈의 뒤쪽으로 파고듭니다.
 
새끼 레모라즈:
새끼 레모라즈
 
공격: 17
피해: 17관통 + 5화염
 
그리고 그 순간, 레모라즈의 벌어지는 거대한 턱이 허공을 가르고 가르복을 덮칩니다.
 
가르복은 피하려 했지만, 거대한 송곳니가 그의 어깨를 깊숙이 파고듭니다. 단단한 비늘이 찢기며 살점이 뜯겨 나가고, 그 틈새로 뜨거운 열기가 퍼져나갑니다.
 
브리엔느:@ 렌프로와 가르복이 레모라즈와 교전하는 사이, 혹한의 비애로 느려진 몸을 이끌고 가까스로 레모라즈에게 접근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괴물의 가공할 만한 공격에 전율하며 재빨리 가르복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다행히 가르복은 몸을 뒤로 빼며 간신히 턱에서 벗어났지만, 숨이 거칠어지고 한쪽 팔이 축 처져 있습니다. 피가 어깨에서 흘러내려 눈 위로 스며듭니다.
 
x
 
렌프로 힐록:"가르복, 물러나라! 공중에서 엄호해!"
 
그렇게 외침과 동시에 렌프로가 레모라즈에게 달려들어 시미터를 휘두릅니다.
 
도적 두목:
도적 두목
 
공격: 24
피해: 5참격
 
새끼 레모라즈:
가열된 몸 Heated Body
레모라즈를 만지거나 5ft 이내에서 레모라즈에게 근접 공격을 맞힌 크리처는 7(2d6)점의 화염 피해를 입습니다.
가열된 몸 Heated Body
새끼 레모라즈
 
피해: 5화염
 
날카로운 검날이 레모라즈의 외골격을 깊이 가르자, 점액이 튀어 오름과 동시에 강렬한 열기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옵니다. 하지만 렌프로는 잠깐 얼굴을 찌푸릴 뿐 주저 없이 다시 한 번 칼을 내뻗습니다.
 
도적 두목:
도적 두목
 
공격: 17
피해: 5참격
 
새끼 레모라즈:
가열된 몸 Heated Body
새끼 레모라즈
 
피해: 10화염
 
도적 두목:
도적 두목
 
공격: 20
피해: 5관통
 
새끼 레모라즈:
가열된 몸 Heated Body
새끼 레모라즈
 
피해: 7화염
 
레모라즈가 몸을 비틀며 공격을 회피하려 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렌프로는 허리춤에서 단검을 뽑아 레모라즈의 관절 사이로 찔러 넣습니다. 레모라즈는 몸을 웅크리며 몸부림치고 또다시 뜨거운 열기가 터져 나옵니다. 렌프로는 그제서야 뒤로 물러서지만 이미 그의 얼굴에는 붉게 그을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새끼 레모라즈:
새끼 레모라즈
 
공격: 24
피해: 24관통 + 8화염
 
그리고 레모라즈는 렌프로에게 잠시 숨 돌릴 틈조차 주지 않습니다. 렌프로의 공격에 격분한 듯, 레모라즈는 뒤로 물러서는 렌프로를 수백 개의 번뜩이는 겹눈으로 노려보다가 단숨에 몸을 뻗어 덮칩니다.
 
렌프로는 반사적으로 칼을 들어 막아보려 하지만, 나뭇가지로 강물을 막는 격입니다. 결국 렌프로도 가르복처럼 물어뜯겨 피범벅이 되고 맙니다. 렌프로가 휘청거리는 다리를 가까스로 버티어 서지만 서 있는 것이 고작인 듯합니다.
 
브리엔느:@ 심장이 터질 것처럼 요동치는 것을 느낍니다. '이대로 가다간 모두 죽는다.' 레모라즈의 관심을 자신에게로 돌리기 위해, 레모라즈를 향해 돌진하며 온몸의 힘을 그러모아 대검을 높이 치켜듭니다. 그리고 전력으로 휘두릅니다.
대형 무기 전문가 Great Weapon Master
재주: 일반 재주
당신은 다음과 같은 혜택을 얻습니다.
ㆍ능력 점수 상승. 당신의 근력 점수가 1점 상승합니다. (최대 20까지 가능)
ㆍ대형 무기 통달. 당신이 자기 턴에 공격 행동의 일환으로 중량형 속성을 갖고 있는 무기를 이용해 어떤 크리처에게 공격을 명중시켰다면, 당신은 해당 무기가 목표에게 추가 피해를 가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추가 피해량은 당신의 숙련 보너스의 값과 같습니다.
ㆍ베어 넘기기. 당신이 근접 무기로 치명타를 가하거나 어떤 크리처의 hp를 0으로 떨어트린 직후, 당신은 추가 행동으로 같은 무기를 이용해 한 번의 공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맹렬한 공격자 Savage Attacker
재주: 기원 재주
당신은 강력한 피해를 입히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무기로 목표에게 공격을 명중시켰을 때, 당신은 턴 당 한 번 무기의 피해 주사위를 두 번 굴려서 둘 중 하나를 목표에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2대형 무기 달인 Great Weapon Master
9 + 9참격
2대형 무기 달인 Great Weapon Master
12 + 4참격
 
새끼 레모라즈:
가열된 몸 Heated Body
새끼 레모라즈
 
피해: 7화염
 
강렬한 충격과 함께 육중한 검날이 레모라즈의 외골격을 두 쪽으로 가릅니다. 타오르는 불꽃과 얼음의 냉기가 뒤섞이며 순간적인 충격파가 주위로 퍼집니다. 단단한 키틴질이 갈라지며 짙은 점액이 터져 나오고, 레모라즈가 몸부림치며 고통스러운 포효를 내지릅니다. 그러자 상처 사이로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와 당신을 덮칩니다.
 
브리엔느:@ 이를 악물고 고통을 무시합니다. 방금의 일격이 만들어낸 빈틈을 놓치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대검을 힘껏 내리찍습니다.
13참격
 
새끼 레모라즈:
가열된 몸 Heated Body
새끼 레모라즈
 
피해: 8화염
 
당신의 칼날이 다시 한 번 가차 없이 괴물의 살점과 외골격을 찢어발깁니다. 괴물이 몸을 비틀며 울부짖고, 또다시 뜨거운 열기가 피부를 태우듯 달라붙습니다. 열기에 당신의 살갗이 그을리는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브리엔느:"아직이다!"
@ 온몸의 근육과 관절이 비명을 지르는 것을 무시하고, 몸을 한계까지 밀어붙입니다.
행동 연쇄 Action Surge
클래스: 파이터(2024)
당신은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활약을 하도록 스스로를 몰아붙일 수 있습니다. 당신은 자기 턴에 마법 행동을 제외한 행동 하나를 더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이 요소를 한 번 사용했다면, 짧은 휴식이나 긴 휴식을 마치고 나서야 다시 이 요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완가 Resourceful
종족: 인간(2024)
당신은 긴 휴식을 취할 때마다 영웅의 고양감을 하나 얻습니다.
 
하지만 대검이 레모라즈에게 엄습하는 순간, 레모라즈는 반사적으로 몸을 비틀어 칼날을 가까스로 피합니다.
 
브리엔느:@ 순간적으로 온몸에 힘을 주어 대검을 휘두른 반동을 극복하고, 레모라즈가 피한 방향을 향해 검의 궤적을 뒤틀어 대검을 다시 한번 휘둘러 벱니다.
기교: 정밀 공격 Maneuver: Precision Attack
클래스: 기교: 정밀 공격
만약 당신의 명중 굴림이 빗나간다면, 당신은 우월성 주사위 하나를 소비하고 주사위를 굴린 뒤 명중 굴림에 그 결과를 더해 빗나간 공격을 명중한 것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4
우월성 주사위 Superiority Dice
2대형 무기 달인 Great Weapon Master
12참격
 
새끼 레모라즈:
가열된 몸 Heated Body
새끼 레모라즈
 
피해: 5화염
 
신기와도 같은 당신의 마지막 일격이 작렬하자 다시 한 번 괴물의 비명이 울려퍼집니다. 여태껏 중에서 가장 길고, 처절한 비명입니다.
 
새끼 레모라즈:
지혜
새끼 레모라즈
 
Ability: 10
 
x
 
가차없이 갈라진 레모라즈의 두꺼운 외골격에서는 점액과 피가 얼어붙은 지면 위로 흘러내립니다. 괴물의 거대한 몸이 한동안 꿈틀거리며 크게 몸부림칩니다.
 
하지만...
 
레모라즈의 거대한 턱이 쩍 벌어지고, 내장을 끓이는 듯한 뜨거운 숨결이 퍼져 나옵니다. 수많은 겹눈이 격렬하게 꿈틀거리며 흔들리더니, 레모라즈는 거대한 턱을 하늘로 치켜듭니다.
 
―캬아아아아악!!
 
귓가를 찢을 듯한 포효가 새벽 공기를 가릅니다. 사투의 재개를 선언하는 나팔입니다.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얼굴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던 렌프로가 퍼뜩 고개를 들어 황급히 소리칩니다.
 
렌프로 힐록:"가르복! 브리엔느를 엄호한다!"
 
이름을 불린 시점에 가르복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하늘로 솟구쳐 오른 가르복은 고개를 한껏 뒤로 기울이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아래를 향해 내뿜습니다.
 
깡패:
숨결 무기 Breath Weapon (2회/긴 휴식)
깡패
 
피해: 15산성
가르복은 15ft 길이의 원뿔 범위나 5ft 폭에 30ft 길이의 직선 범위에 산성의 마법 에너지를 내뿜을 수 있습니다(매번 범위의 형태를 선택합니다). 해당 범위에 있는 모든 크리처는 DC 12의 민첩 내성 굴림을 실시해야 하며, 실패할 시 11(2d10)점의 산성 피해를 입고 성공할 시에는 절반의 피해만을 입습니다.
 
새끼 레모라즈:
민첩
새끼 레모라즈
 
Ability: 17
 
그러자 가르복의 입에서 강렬한 산성의 안개가 뿜어져 나와 레모라즈의 몸통을 덮칩니다. 하지만 레모라즈는 순식간에 몸을 웅크려 산성 숨결과 접촉하는 면적을 최소화하고, 결국 외골격의 극히 일부만이 녹아내렸을 뿐 레모라즈의 기세는 꺾이지 않습니다. 당신에게서 떨어질 줄 모르는 무시무시한 시선도 그대로입니다.
 
다음 순간, 뜨거운 열기와 함께 거대한 턱이 쉭 소리를 내며 번개처럼 당신을 향해 내리꽂힙니다.
 
새끼 레모라즈:
새끼 레모라즈
 
공격: 14
 
브리엔느에게 물기 공격 빗나감
 
브리엔느:@ 재빨리 한쪽 손으로 칼날의 가운데를 잡은 뒤 달려드는 레모라즈의 턱을 옆으로 힘껏 쳐내 가까스로 막습니다.
레모라즈는 곧바로 몸을 웅크리며 다시 공격 태세를 갖춥니다. 번뜩이는 겹눈이 야성적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르며 당신을 노려봅니다. 그리고 그때, 레모라즈의 그 겹눈에 단검이 날아와 툭 부딪치고 떨어집니다. 레모라즈의 움직임이 일순 멎습니다.
 
브리엔느:@ 단검이 날아온 방향으로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그곳에는 렌프로가 있습니다. 렌프로는 당신과 눈이 마주치자 절박한 표정으로 목이 찢어져라 고함칩니다.
 
렌프로 힐록:"쳐!"
 
브리엔느:@ 귓가를 때리는 외침에 몸이 반응합니다. 칼을 어깨 뒤로 넘겨 몸을 크게 젖힌 뒤, 온 힘을 다해 내려 찍습니다.
18
 
25
맹렬한 공격자 Savage Attacker
재주: 기원 재주
당신은 강력한 피해를 입히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무기로 목표에게 공격을 명중시켰을 때, 당신은 턴 당 한 번 무기의 피해 주사위를 두 번 굴려서 둘 중 하나를 목표에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2대형 무기 달인 Great Weapon Master
9 + 4참격
2대형 무기 달인 Great Weapon Master
11 + 6참격
 
새끼 레모라즈:
가열된 몸 Heated Body
새끼 레모라즈
 
피해: 10화염
 
이미 깊이 갈라진 외골격은 더 버티지 못하고 결국 산산이 박살나며, 녹아내린 살점과 얼어붙은 점액이 뒤섞여 허공에 흩어집니다. 레모라즈의 거대한 몸이 휘청이고 몸부림을 치지만, 그 움직임에는 이제 아까까지의 위압적인 생기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당신의 시야는 일그러지고 머리는 어지럽습니다. 하지만...
 
브리엔느:@ 전투의 마지막 순간이 찾아왔음을 본능적으로 깨닫습니다.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대검을 들고...
11참격
 
엄청난 충격이 손끝을 타고 당신의 온몸으로 퍼집니다. 당신의 대검이 마치 거대한 말뚝처럼, 레모라즈의 머리통 한가운데 깊숙이 박힙니다. 레모라즈의 온몸이 경련하듯 뒤틀리고, 날카로운 턱이 멈춘 채로 서서히 벌어지더니, 곧 엄청난 무게를 지닌 몸뚱이가 무너져 내립니다.
 
새끼 레모라즈:
가열된 몸 Heated Body
새끼 레모라즈
 
피해: 9화염
 
그리고 당신 역시, 검을 부여잡은 채 쓰러지는 괴물과 함께 무너집니다. 뜨거운 열기도 더 이상 당신의 감각을 자극하지 못합니다. 머릿속이 희미해져 가는 가운데 누군가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렌프로 힐록:"브리엔느!"
 
하지만 당신은 대답하지 못하고 의식을 잃습니다.
 
브리엔느 무의식 상태 획득
......
 
타닥.
 
무언가 타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당신의 눈앞에 낯익은 광경이 펼쳐집니다.
 
깊은 밤, 지고우의 훈련장.
 
커다란 횃불들이 모래바닥을 붉게 물들이고, 철과 철이 부딪치는 날카로운 소리가 공기를 가르는 곳. 날이 선 칼끝이 춤추듯 움직이며 승리와 패배, 굴욕과 영광이 교차하는 곳.
 
그리고 당신의 정면에는 그리운 얼굴이 있습니다. 건장한 몸, 두껍고 강인한 근육, 전사의 얼굴. 커다란 손으로 용의 발톱으로 만든 대검을 쥐고, 드로크랄이 서있습니다. 그의 눈은 어둠 속에서도 빛나고, 입가에는 익숙한 도발적인 미소가 걸려 있습니다.
 
드로크랄:"일어나."
 
약간 거칠지만 깊은 곳에서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목소리입니다. 당신은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내뱉습니다. 땀이 이마에 맺혀있고, 손아귀의 힘이 조금씩 빠져나갑니다. 오늘은 유난히 힘든 훈련이었습니다.
 
브리엔느:"...졌어."
 
드로크랄:"그래서? 졌으니까 포기하겠다는 거야?"
 
브리엔느:"여기가 전장이었다면 나는 죽은 거야. 죽은 자에게 다음이란 없어."
 
드로크랄:"하지만 안 죽었잖아."
 
드로크랄은 천천히 걸어오며 검을 휘두릅니다. 묵직한 쇳소리가 울리고, 모래바닥에서 먼지가 날립니다.
 
드로크랄:"패배하지 않는 전사는 없어. 단지, 패배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전사와 그렇지 않은 전사가 있을 뿐이지."
 
그가 검을 내려놓고 당신의 앞에 섭니다. 그의 커다란 손이 당신의 어깨를 감쌉니다.
 
드로크랄:"패배를 두려워하지 마, 브리엔느. 중요한 건...다시 일어서는 거야."
 
그의 손은 따뜻합니다. 무겁고, 강하고, 익숙한 온기입니다.
 
그 순간, 당신의 심장이 빠르게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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