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D&D 2024 신규 주문 티어 목록 - (1) 소마법(Cantrip, 캔트립)

본문

그레이호크의 대마법사들—잘라르지, 모덴카이넨, 빅비 (c) WOTC. Used under the Fan Content Policy.

요 약

주문 티어 주문 목록
S 티어
(=거의 모든 빌드에서 유용함 / 캠페인 내내 빈번하게 자주 씀)
마법사의 손(Mage Hand), 섬뜩한 파동(Eldritch Blast), 인도(Guidance)
A 티어
(=대부분의 빌드에서 유용함 / 캠페인 내내 꽤 자주 씀)
마술 폭발(Sorcerous Burst), 별빛 섬광(Starry Wisp), 신랄한 조롱(Vicious Mockery), 요술(Prestidigitation), 정신 쪼개기(Mind Sliver), 죽음의 종소리(Toll the Dead), 진실의 일격(True Strike), 하급 환영(Minor Illusion), 화염살(Fire Bolt)
B 티어
(=몇몇 빌드에서 유용함 / 캠페인 내에서 가끔 유용함)
기적술(Thaumaturgy), 도검 결계(Blade Ward), 마법곤봉(Shillelagh), 빈사 안정(Spare the Dying), 서리 광선(Ray of Frost), 신성한 불꽃(Sacred Flame), 친구(Friends)
C 티어
(=캠페인 내내 한 번 쓸까 말까)
가시 채찍(Thorn Whip), 광휘의 단어(Word of Radiance), 독 분사(Poison Spray), 드루이드술(Druidcraft), 빛(Light), 수리(Mending), 산성 거품(Acid Splash), 전격의 손아귀(Shocking Grasp), 전언(Message)
F 티어
(취향이 아니라면 평생 안 쓸 수도 있음)
냉랭한 접촉(Chill Touch), 불꽃 생성(Produce Flame), 원소주의(Elementalism), 저항(Resistance), 천둥소리(Thunderclap), 춤추는 빛(Dancing Lights)

 


D&D의 재미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캐릭터를 내 마음대로 구성하는 재미는 D&D를 즐기는 여러 이유 중 하나다. 멀티 클래스 조합을 연구한다든지, 특정 재주를 기반으로 한 빌드를 만들어낸다든지, 뭐 이런 것들 말이다. 이러한 캐릭터 구성이 단순히 내 캐릭터를 무조건 강하게 만든다는 파워 빌더(Power Builder)에게만 즐거운 건 아니다. 캐릭터의 컨셉을 중요시하는 플레이어들에게도 내 캐릭터의 컨셉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겠다는 목적으로 즐겁게 캐릭터를 구성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마법을 사용하는 주문 시전자(Spellcaster) 클래스, 그러니까 위저드나 워락, 클레릭, 드루이드 등과 같은 경우에는 이 캐릭터 구성의 난이도가 주문 시전자가 아닌 캐릭터를 구성할 때보다 몇 배는 더 힘들다. 수십, 수백 가지나 되는 주문의 기능을 어느 정도는 전부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 그래서 보통 주문 시전자 직업은 초보자에게는 선호되지 않으며, D&D를 오래 즐긴 사람들 중에서도 성향에 따라서는 주문 시전자 캐릭터를 아예 플레이하지 않기도 한다.
 

이런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출처: DC 인사이드 발더스 게이트 3 갤러리)

 
그리고 D&D 2024가 출시되면서 수많은 주문들이 개정되었다. 어떤 주문은 별로 변한 게 없는 반면 어떤 주문은 상전벽해, 경천동지할 만한 변화가 생겨서 이를 잘 알아야 하는데...
 
아무래도 한국은 D&D의 불모지다 보니, 이러한 변화점을 정리해 놓은 제대로 된 글이 없다.
 
사실 그렇게 필요도 없긴 하다. D&D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번역기를 굴리든 네이티브처럼 그냥 읽든 영어를 틈만 나면 읽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고, 그래서 레딧이나 Rpgbot 같은 사이트에 가서 글 몇 번 읽다 보면 자연스레 기억에 남고 학습된다.
 

문제는 내게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기억력이 퇴화된다는 것, 그리고 귀찮다는 것.
 
그래서 여기에다가 나만의 D&D 2024 주문의 티어 목록을 작성해 두고자 한다. 어디 사이트에 찾으러 갈 필요 없게. 영어 번역 안 해도 되게. 정리하면서 기억도 더 잘 날 거고.
 
자, 일단 소마법(Cantrip)부터 시작한다.
 
먼저 소마법이란, 주문 슬롯을 사용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마법 주문을 말한다. 쉽게 말해 마법사의 평타다. 0레벨 주문이라고도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1레벨 주문보다 무조건 약한 것은 아니다. 레벨이 점점 높아질수록, 단순 대미지만을 고려한다면 1레벨 주문보다는 오히려 소마법이 더 높은 대미지를 뽑아내는 경우가 훨씬 많다. 왜냐하면, '더 강하게 주문을 시전하려면' 더 높은 주문 슬롯을 사용해야 하는 1레벨 이상의 주문들과는 달리 소마법은 캐릭터의 레벨이 높아지면 자동적으로 위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소마법의 주요한 특징이다.
 
아무튼, 그래서 소마법의 티어 목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소마법 티어 랭킹

S 티어 (거의 모든 빌드에서 매우 유용함/사용 빈도가 매우 높음)

마법사의 손(Mage Hand), 섬뜩한 파동(Eldritch Blast), 인도(Guidance)


1. 마법사의 손(Mage Hand): 30ft 범위 내에 주문의 지속 시간(=1분) 동안 마법의 손이 생겨남. 물체 조작/잠기지 않은 문이나 통 열기/통에서 물건 넣거나 꺼내기/약병의 내용물 붓기 가능. 공격/마법 물건 발동/10파운드 이상 들시 불가. 마법 행동으로 계속 손 조작 가능. 발더스 게이트 3와는 달리 그 어떤 피해도 입지 않아 '누가 봐도 위험해 보이는데 손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별다른 걱정 없이 시전할 수 있다. 함정 해제, 물건 이동, 도둑질 등 아주 약간의 창의성으로 무궁무진한 효과를 낳을 수 있다.

 
2. 섬뜩한 파동(Eldritch Blast): 사거리 120ft에 원거리 주문 명중 굴림. 명중 시 1d10점의 역장 피해를 가하는,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소마법. 기본적으로 명중 굴림으로 시전하는 주문은 명중률이 높은 대신 주문 하나의 효과는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은 반면, 내성 굴림을 강제하는 주문은 마법 저항이니, 내성 굴림 숙련이니 뭐니 해서 성공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주문 하나의 효과가 치명적이다. 그런데 소마법 수준에서는 내성 굴림 숙련을 강제하는 주문들의 효과가 다 애매하다.
 
그런 점을 고려했을 때, 첫째, 명중 굴림으로 시전하는 주문인 점, 둘째, 소마법이 강화될 때 대미지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투사체가 늘어난다는 점 (투사체 하나하나가 주문 강화 효과를 전부 받는다), 셋째, 피해 종류가 역장(Force)이라 피해량을 반감하는 크리처가 매우 희소하다는 점 등이 이 주문을 최고의 소마법으로 만들어 준다.

워락의 전용 마법이지만 워락 1레벨만 찍어도 얻을 수 있고 캐릭터의 레벨에 따라 강화되므로 소서러나 바드도 사용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만큼 위력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소마법이다. 특히 소서러의 경우 섬뜩한 파동 난사 빌드가 유명하다. 5판에서는 '물체는 공격할 수 없다'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제약도 있었는데 이 제약도 삭제되어 미미한 상향을 받음.
 
3. 도(Guidance): 크리처 하나를 만지며 특정 기술 선택. 해당 크리처는 주문 지속 시간 동안(=1분) 시전자가 선택한 기술 판정(Skill Check)에 1d4의 보너스. 집중 필요. D&D는 비전투 상황에서 기술 판정만 주구장창 실시하기 마련이므로, 기술 판정에 보너스를 주는 이 주문은 당연히 숨쉬듯이 사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주문은 중첩되지 않으므로 파티에 한 명 정도만 있으면 된다. D&D 2024에서는 마법을 시전할 때 보너스를 부여하고자 하는 기술을 선택하도록 변경되었지만 그리 큰 의미는 없는 제약.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


A 티어 (꽤 많은 빌드에서 매우 유용함/사용 빈도가 적당히 높음)

마술 폭발(Sorcerous Burst)별빛 섬광(Starry Wisp), 신랄한 조롱(Vicious Mockery), 요술(Prestidigitation), 정신 쪼개기(Mind Sliver)죽음의 종소리(Toll the Dead)진실의 일격(True Strike)하급 환영(Minor Illusion), 화염살(Fire Bolt)


1. 마술 폭발(Sorcerous Burst):
120ft 사거리에 원거리 주문 명중 굴림 실시. 명중 시 1d8점의 피해(산성, 냉기, 화염, 번개, 독성, 정신, 천둥 중 시전할 때 택1). 피해 굴림 주사위에서 8이 나오면 1d8을 하나 더 굴린 후 나온 값도 피해량에 더함(주문 시전 능력 수정치의 값과 같은 횟수만큼 계속 더할 수 있음. 예: 주문 시전 능력치가 +3이면 기본 1d8+3d8)

소서러를 상징하는 마법으로 새로이 등극한 마법. 이 주문의 장점은 TRPG의 장점 중 하나인 주사위 뽕맛을 극대화시켜준다는 것이다. 피해 굴림 주사위(d8)를 굴렸을 때 주사위 값이 8이 나오면 해당 주사위를 또 굴려서 새로 나온 값도 피해량에 더한다. 또 8이 나온다? 그러면 또 굴린다. 재굴림이 가능한 횟수는 시전자의 주문 시전 능력 수정치(Spellcasting Ability Modifier)만큼. 소서러는 이제 화염살을 고를 이유가 없어졌다. 화염 피해는 피해량을 반감하는 몬스터가 셀 수도 없이 많은데, 이 마술 폭발 주문으로 반감하지 않는 피해 종류를 골라 공격할 수 있게 되었으니 범용성 면에서도 화염살은 따라올 수가 없다.

 
2. 별빛 섬광(Starry Wisp): 이거 어디에서 많이 봤는데 60ft 사거리에 원거리 주문 명중 굴림 실시. 명중 시 1d8점의 광휘 피해. 클레릭을 비참하게 만드는 주문이다. 클레릭의 신성한 불꽃은 개나 소나 내성 굴림에 숙련이 있는 민첩 내성 굴림을 강제하고, 부가 효과도 대부분의 캠페인에서는 무시하는 복잡한 시스템인 '엄폐'와 관련되어 있다. 절반 엄폐와 3/4 엄폐를 무시하는 효과. 들어본 적 없지? 들어본 적 있더라도 실제로 게임에서 써먹은 적은 많이 없을 것이다. 계산하기 귀찮거든. 하지만 달섬빵...아니, 별빛 섬광은 명중 굴림에 몸에서 빛이 나게 하고 투명화도 막는 쏠쏠한 부가효과가 있다.
 
3. 신랄한 조롱(Vicious Mockery): 60ft 사거리에 지혜 내성 굴림 강제. 실패 시 1d6점의 정신 피해+해당 크리처의 다음 명중 굴림에 불리점. 성공 시 아무런 효과 없음. 원래도 바드를 상징하는 주문이었는데 더 상향을 먹었다. 대미지가 1d4에서 1d6으로 증가하고, 원래는 목표가 바드에게 보여야 하고 바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했지만 이제는 바드에게 보이거나 바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거나 둘 중 하나면 된다. 성능 자체만 보면 B+ 정도지만 상향도 먹었겠다, 바드를 상징하는 기술이겠다, 그래서 A랭크. 원거리 바드는 이거랑 별섬빵 중에 원하는 거 고르면 된다. 대부분은 이걸 고르겠지만, 그래도 선택지가 늘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자. 옛날에는 이거 말고는 없었다.
 
4. 요술(Prestidigitation): 10ft 범위 내에서 1시간 지속되는 여러 효과 생성. 최대 3개의 효과까지 동시에 유지 가능. 후술할 하급 환영처럼 시전자의 지능과 상상력, 마스터의 포용 능력에 따라 성능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마법. 청소, 빨래, 횃불 켜기, 물건 가열하기, 손 위에 비마법 장신구를 만들어 내거나 환영 이미지 만들기 등이 가능하다. 하급 환영과는 다른 요술 마법만의 장점은, 요술 마법으로 손 위에 만들어 놓은 장신구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주문이 끝나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하급 환영 주문으로 만든 환영은 살피기(Study) 행동으로 해당 환영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는 반면, 요술 마법은 그런 게 없다. 하급 환영 마법은 환영계 주문인 반면 요술 마법은 조형계 주문이라서 환영이 아닌 실물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5. 정신 쪼개기(Mind Sliver): 60ft 사거리에 지능 내성 굴림 강제. 1d6점의 정신 피해+해당 크리처의 다음 내성 굴림에서 1d4 깎기. 내성 굴림을 강제하는 기술이라 별로 안 좋아 보이지만, 이 주문은 희귀한 지능 내성 굴림을 강제한다. 지능 내성 굴림에 숙련을 갖고 있는 괴물은 별로 없다. 거기에 다음 내성 굴림에서 1d4를 깎으니, 이 주문을 시전한 다음 아군의 강력한 디버프 마법을 거는 콤보가 유효하다. 소서러라면 마법 변형: 신속 주문(Metamagic: Quicken Spell)으로 혼자서 콤보를 걸 수도 있다.
 
6. 죽음의 종소리(Toll the Dead): 60ft 사거리에 지혜 내성 굴림 강제. 실패 시 조건부 1d12 사령 피해. hp가 깎인 상태면 1d12의 피해 굴림 주사위를 사용하고, 안 깎인 상태면 1d8의 피해 굴림 주사위를 사용한다. 1d12라는 피해량은 소마법 중에서는 가장 높지만, 안타깝게도 지혜 내성 굴림 숙련은 꽤나 많은 몬스터들이 갖고 있다. 클레릭 최강의 원거리 공격 소마법.
 
7. 진실의 일격(True Strike)주문 시전 능력치로 무기 공격 1회 실시. 명중 시 무기의 피해 종류를 해당 무기의 원래 피해 종류나 광휘 중에서 선택. D&D 5판 최악의 쓰레기 주문이 A티어까지 올라왔다. 경천동지할 변화다. 혹자는 이 주문을 S 티어에 분류하기도 한다. 아마 D&D 2024가 정착되면, 대부분의 초반 파티에서 원거리 주문 시전자들은 전부 경쇠뇌(Light Crossbow)를 들고 이 주문을 쓸 것이다. 그런 변화를 유도할 정도로 강력한 주문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의 게시글에서 하겠다.
D&D 2024 주문 변경점 분석: 마법곤봉(Shillelagh) & 진실의 일격(True Strike)

 
8. 하급 환영(Minor Illusion): 30ft 범위 내에서 1분 지속되는 소리나 환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주문. 소리의 경우 별다른 제한이 없고, 환영의 경우 가로, 세로, 높이가 5ft를 초과할 수 없음. 전술한 요술 주문처럼 시전자의 창의력과 지능에 따라 무궁무진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반대로 그 창의력과 지능이라고 하는, '캐릭터의 피지컬'이 아니라 '플레이어의 피지컬'에 따라 성능이 천차만별인 주문이다. 거기에 더해 그 창의력과 지능을 받아줄 수 있는 마스터도 필요하다. 그래서 고점은 무한대지만, 모두가 같은 성능을 낼 수 없는 주문이라 A랭크.
 
요술 주문과 차별되는 하급 환영의 장점은 첫째, 만들어낼 수 있는 환영의 크기가 훨씬 크고, 둘째, 좀 더 먼거리에서 만들어낼 수 있고, 셋째, 조금 더 은밀하게 주문을 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 장점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하자면...요술 주문의 경우 주문 구성 요소가 음성(V, Verbal), 동작(S, Somatic)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주문을 시전할 때 '이그니스!'처럼 주문의 영창을 외쳐야 하고 손으로는 동작을 취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하급 환영은 동작(S), 물질(M, Material)이다. 주문을 시전하는 데에 필요한 물건을 들고 동작만 취하면 된다는 뜻이다. 필요한 물건은 양털인데, 그냥 양털 말고 해리포터 지팡이나 간달프 지팡이 같은 거 들고 시전해도 된다. 소리가 안 나니까 주문 시전을 더 은밀하게 할 수 있다.
 
9. 화염살(Fire Bolt): 위저드를 상징하는 말이 필요없는 기술. 120ft 사거리에 원거리 주문 명중 굴림 실시. 명중 시 1d10점의 화염 피해. 하지만 다른 대안이 많이 생겨나서 예전과 같은 위상을 갖지는 못할 것이다. 소서러는 전술한 마술 폭발이 있고, 심지어 위저드마저 초반에는 화염살을 쓰는 대신 경쇠뇌 들고 진실의 일격을 쓸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B 티어 (몇몇 빌드에서는 유용함/가끔 씀)

기적술(Thaumaturgy), 도검 결계(Blade Ward), 마법곤봉(Shillelagh), 빈사 안정(Spare the Dying), 서리 광선(Ray of Frost), 신성한 불꽃(Sacred Flame)친구(Friends)


1. 기적술(Thaumaturgy): 목소리 3배로 키우기, 불꽃의 색깔을 바꾸거나 밝게 하거나 어둡게 하는 등 불꽃을 이리저리 조종하기, 땅에 무해한 진동 만들어 내기, 원하는 지점에 갑자기 특정 소리가 일시적으로 들리게 하기, 눈 색깔 바꾸기, 안 닫힌 문이랑 창문 여닫기. 얼핏 보면 요술 주문처럼 용도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쓰자니 모든 효과가 하나씩 나사가 빠져 있다. 그래서 이 주문이랑 비슷한 드루이드술이나 원소주의는 각각 C 티어, F 티어에 배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 주문만 B 티어인 이유는, 목소리 3배로 키우기의 부과 효과인 "매력(위협) 판정에 이점 부여하기" 때문이다. TRPG를 하다 보면 포로로 잡힌 적 협박하기는 거의 국밥처럼 나오는 장면이라서 기적술을 쓸만한 상황도 자주 나온다. 인도는 판정에 1d4, 평균적으로 2.5의 보너스를 부여하는 반면 이점을 부여하는 기적술은 위협 판정에 한해 5의 보너스를 부여하는 효과가 있어서 효용성이 크게 체감된다.
 
2. 도검 결계(Blade Ward)자신에게 시전. 주문이 끝나기 전(=1분) 시전자를 목표로 하는 명중 굴림에서 1d4 감소(=방어도 1d4 상승). 집중 필요. 원래는 행동을 필요로 하는 주제에 1라운드 동안 물리 피해(관통, 참격, 타격) 저항(반감)이라는 쓰레기 효과였다. 이걸 쓰겠다고 몇 개 못 고르는 소마법 중에서 이 주문을 고를 바에야 그냥 회피(Dodge) 행동을 취하는 게 훨씬 의미가 있었다. 거의 진실의 일격과 비슷하게 최악의 주문의 자리를 놓고 다투는 그런 주문이었는데...전술한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별다른 집중 주문이 없는 마검사 캐릭터(가령 엘드리치 나이트라거나)들의 생존성을 보장해 주기에 활용도가 많이 증가했다. 방패를 하나 더 들고 다니는 것과 비슷한 효과다.
 
3. 마법곤봉(Shillelagh): 1분 동안 지팡이(1d6)나 곤봉(1d4)의 피해 굴림 주사위를 d8로 만듦+근력이 아니라 주문 시전 능력치로 무기를 휘두를 수 있게 됨+무기의 피해 종류를 역장으로 만들 수 있게 됨(선택). 이렇게만 적어놓으면 "뭐야? D&D 5판이랑 별로 달라진 것도 없는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언하건데, D&D 2024에서는 양손 무기를 쓰지 않는 모든 기쉬 빌드가 이 마법 곤봉을 쓸지 말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다. 마법곤봉의 주문 시전과 관련된 규칙에서 큰 문제가 발견되어 랭크를 수정.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아래 링크의 게시글에서 하겠다.
D&D 2024 주문 변경점 분석: 마법곤봉(Shillelagh) & 진실의 일격(True Strike)

4. 빈사 안정(Spare the Dying)15ft 범위 내에서 hp가 0이지만 죽지 않은 크리처 하나를 안정화시킴. 원래는 해당 크리처와 접촉을 해야 했고, 살아 있는 크리처(Living Creature)만 안정화시킬 수 있었기에 기계류 크리처는 안정화시킬 수 없었다. 그러니까 로봇 같은 거. D&D 세계에서는 로봇도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그런데 사거리가 15ft로 늘어나고, 살아 있는 크리처라는 제약도 없어져서 상향이 많이 된 셈이다.
 
하지만, 조금만 레벨이 올라가도 빈사 안정 주문을 쓸 게 아니라 그냥 치료 주문으로 해당 크리처를 다시 전투에 참가할 수 있게 되살리는 게 백 배 낫다. 게다가 치료 주문의 효율이 기본적으로 2배 정도 증가한 D&D 2024의 전투 환경에서 빈사 안정은 더욱 빛을 잃는다.
 
5. 서리 광선(Ray of Frost): 60ft 사거리에 원거리 주문 명중 굴림. 명중 시 1d8점의 냉기 피해+목표의 이동 속도를 10ft 깎음. 화염살과 대조되는 주문이지만 안타깝게도 콩라인. 발더스 게이트 3에서는 발 아래에 장판도 만들고, 목표가 젖어있으면 대미지도 2배로 들어가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본판 D&D에서는 그런 효과는 따로 구체적으로 명시된 게 없다. 있는 것은 오직 10ft 이동 속도 감소인데...대부분의 상황에서 크게 의미없는 디버프다. TRPG에서 전투원들은 전투 중에 보통 다른 전투원들과 20피트 내외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아예 못 움직이게 만드는 게 아니라면 난전 중에는 20피트의 이동 속도로도 다른 적에게 다가가서 공격을 가하는 데에 별 문제가 없다.
 
물론 워락의 경우 D&D 2024에서 몇몇 섬뜩한 영창(Eldritch Invocation)을 섬뜩한 파동이 아닌 다른 소마법에도 적용할 수 있게 변경되었기 때문에, 서리 광선+무기력의 창(Lance of Lethargy, 소마법에 맞은 적의 이동 속도를 10ft 깎음)+격퇴의 파동(Repelling Blast, 소마법에 맞은 적을 뒤로 10ft 밀어냄)을 조합하면 적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다.
 
6. 신성한 불꽃(Sacred Flame): 60ft 사거리에 민첩 내성 굴림 강제. 실패 시 1d8점의 광휘 피해. 절반 엄폐(방어도와 민첩 내성 굴림에 +2)와 3/4 엄폐(방어도와 민첩 내성 굴림에 +5) 무시. 이 주문이 왜 안습인지는 별빛 섬광과 진실의 일격 항목에서 설명한 바있다. 잘 모르겠으면 가서 발더스 게이트 3 켠 다음 섀도하트가 이 주문만 쓰도록 해서 게임을 진행해 보면 된다.
 
7. 친구(Friends): 10ft 내에서 시전자가 볼 수 있는 크리처 하나에게 지혜 내성 굴림 강제(인간형이 아니거나, 시전자가 목표와 싸우고 있거나, 시전자가 24시간 이내에 해당 크리처에게 이 주문을 시전한 적이 있으면 내성 굴림 자동 성공). 목표는 1분 동안 시전자에게 매혹 상태. 목표가 피해를 입거나, 당신이 명중 굴림을 실시/누군가에게 피해를 가함/누군가에게 내성 굴림을 강제하면 주문이 끝남. 주문이 끝난 후 목표는 자신이 당신에게 매혹되었다는 걸 알게 됨. 집중 필요. 아주 단시간 동안만 이루어지는 중요한 상호 작용에서 절대적 힘을 발휘하는 주문. 당신에게 시비를 거는 경비병에게 이 주문을 걸고 상황을 좋게 좋게 잘 마무리한 다음 주문이 끝나기 전에 경비병의 시야에서 사라지면 된다. 5판에서는 주문의 목표가 시전자 자신이었다. 자신에게 마법을 걸고, 자신에게 적대적이지 않은 대상 하나를 고르면 그 대상에게 실시하는 모든 매력 판정에 이점이 부여되었다. '적대적이지 않은 대상'의 기준이 무엇인지, 주문이 끝나면 시전자를 적대하게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호했는데 이번에 그 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주문을 쓸 만한 상황이 잘 안 나온다. 1분은 너무 짧으니까.


C 티어 (캠페인 전체 중 한 번 쓸까 말까)

가시 채찍(Thorn Whip), 광휘의 단어(Word of Radiance), 독 분사(Poison Spray), 드루이드술(Druidcraft), 빛(Light), 수리(Mending), 산성 거품(Acid Splash), 전격의 손아귀(Shocking Grasp), 전언(Message)


1. 가시 채찍(Thorn Whip): 30ft 범위 내의 목표에게 근접 주문 명중 굴림 실시. 명중 시 해당 목표에게 1d6 관통 피해+대형(Large) 이하 크기라면 시전자 쪽으로 10ft 당겨올 수 있음. 전장 통제 측면에서 유용한 면이 없잖아 있다. 크리처를 위험한 지역으로 당긴다든지, 고지대에 있는 적을 떨어트려 낙하 피해를 준다든지, 적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아군을 끌어당긴다든지...
 
하지만, 생각보다 활약할 상황이 잘 안 나온다. 일단 발더스 게이트 3에서 사람들이 굉장히 즐겁게 사용한 주문인 건 안다. 그런데 발더스 게이트 3는 PC 게임이라서, 실제 TRPG에서는 벌어지지 않는 상황들이 자주 벌어졌기 때문에 유용했던 것이다. 발더스 게이트 3에서는 고지대가 쉽게 구현되었지만, 실제 TRPG 게임에서는 마스터링의 편의 문제로 높이는 대부분 무시된다. 실제로 세션 중에 "삼각함수 계산기 쓸 거 아니면 우리 높이는 신경 쓰지 말자."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가시밭(Spike Growth) 주문을 시전한 뒤 적 캐릭터를 그 위에 당긴다고? 그러면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 아군 근접 캐릭터들도 해당 적 캐릭터에게 접근하지 못한다. 둘째, 그렇게 해도 고작 10ft 정도 걸어서 빠져나가면 그만이다. 그러면 5ft 당 2d4점의 관통 피해니까 총 피해량은 평균적으로 10점 정도. 그냥 소마법 한 번 더 때리는 게 낫다. 셋째, 실제 TRPG에서 가시밭 주문과 같은 장판 까는 마법은 보통 적들을 믹서기처럼 갈아버리는 데에 쓰는 게 아니라 적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나 적들로부터 도주하는 데에 쓰인다. 게임에서야 NPC는 AI대로 그냥 장판기에 자기의 몸을 갈아버릴 테지만, 마스터가 조종하는 실제 TRPG에서의 NPC는 장판기 위로 올라가는 대신 어떻게 해서든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다.
 
2. 광휘의 단어(Word of Radiance): 반경 5ft 이내에서 시전자가 선택한 모든 목표는 건강 내성 굴림 실시. 실패 시 1d6점의 광휘 피해. 쉽게 말해 근접 광역 소마법인데, 클레릭 주문이다. 이 주문이 어째서 C 티어에 있는지는 이것만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애초에 클레릭이 왜 근접 광역 소마법을 사용할 만한 상황, 그러니까 적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인가? 클레릭은 너무 앞으로 튀어나가지 말고 적당히 전열 뒤에서...아, 전쟁 권역 클레릭이라서 그렇다고? 전쟁 권역 클레릭이면 마법곤봉을 들고 있겠네? 마법곤봉이 아니라 모닝스타 들고 진실의 일격을 사용하는 빌드라 하더라도, 반경 5ft 이내의 적의 숫자가 한 명에서 두 명이라면 진실의 일격을 사용하는 게 대미지 면에서 더 낫다. 적의 숫자가 셋에서 넷이라면? 그러면 세 방향 또는 네 방향이 적에게 둘러쌓인 총체적 난국의 상황이므로 광휘의 단어 따위를 쓰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광휘의 단어를 쓰기에 적합한 상황은, 적에게 사방에서 포위되어 있지만 그 적들이 광휘의 단어 한 방에 쓸려나가는 약한 적들인 상황 정도 뿐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캠페인 전체에 걸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다.
 
3. 독 분사(Poison Spray)30ft 사거리에 원거리 주문 명중 굴림. 명중 시 1d12점의 독성 피해. 5판에서는 사거리가 무려 10피트였다. 그래서 아무도 안 쓰는 F 티어 주문, 최악의 주문 1위를 다투었다. 물론 상향된 지금도 그렇게 좋지는 않다. 60ft여도 고민이 될 텐데 고작 30ft? 고작 평균 피해량 1점 높다고 화염살 대신에 얘를 고른다? 말도 안 된다. 심지어 2014년 몬스터 매뉴얼 기준으로 독에 저항이나 면역이 있는 몬스터는 약 100여 종. 단독 1위다. 독성 피해 공격은 내가 당할 때 거지 같은 공격, 전형적인 빌런의 공격이다. 참고로, 의외로 화염 저항 및 면역은 70여 종밖에 안됐다. 3등인 냉기가 60여 종, 4등인 번개 50여 종, 5등인 산성 30여 종, 6등인 사령 20여 종, 7등인 천둥 10여 종, 8등인 정신 10여 종, 9등인 광휘 4종, 역장은 헬름드 호러 하나.
 
4. 드루이드술(Druidcraft): 다음 24시간 동안의 날씨 예측, 꽃 피우기, 나뭇잎 떨어트리기, 동물 소리 내기, 촛불 켜기 등. 기적술과 비슷한 주문이다. 그나마 의미있는 능력은 다음 24시간 동안의 날씨 예측인데, 생각보다 이 날씨를 신경쓰게 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마스터에게 "내일 날씨가 어떻게 되죠?"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경우 "어...날씨요? 잠시만요오...날씨가..."라는 답변을 먼저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날씨 알려주는데 몇 분 걸릴 거고. 마스터가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쓴다면 티어가 더 올라갈 수도 있겠다.
 
5. 빛(Light): 대형 이하의 물체(누군가가 입고 있거나 들고 있으면 안됨)를 만져 1시간 동안 20ft 거리에 밝은 빛, 추가로 20ft 거리에 희미한 빛을 발하게 함(총 40ft). 빛의 색깔 선택 가능. 물체를 덮어 빛 차단 가능. D&D 5판의 PHB를 기준으로 암시야가 없는 종족은 9종족 중 인간, 드래곤본, 하플링 뿐이었다. D&D 2024의 PHB를 기준으로는 10종족 중 인간, 골리앗, 하플링 뿐이다. 드래곤본이 암시야를 얻으면서 빛 소마법의 의의가 조금 더 줄었다. 얘는 파티 구성에 따라 B 티어로 올라갈 수도 있는 주문이다. 인간이 많으면 써야지, 뭐. 인간이 종특으로 기원 재주(Origin Feat)를 하나 챙길 수 있어서 인간의 수요가 올라갔으니 가끔 쓸 일이 있을 것도 같다. 팀마다 유용성이 다른 주문.
 
6. 수리(Mending): 접촉을 통해 1피트 크기 이하의 파손 하나 수리(여러 개 수리 못함). 팀의 분위기가 사소한 것에 신경을 안 쓰는 분위기일수록, 비디오 게임처럼 TRPG를 즐기는 분위기일수록 쓸 가능성이 한없이 0에 수렴하는 소마법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에 모두 해당되지 않는 팀의 숫자도 매우 적다. 혹시 젤다의 전설을 플레이하면서 항아리나 상자를 깬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거나 거부감을 느낀 적이 있는가? 발더스 게이트 3에서는? 그런 감정을 느낀 적이 없다면 이 소마법은 없어도 불편함이나 아쉬움이 전혀 없다.
 
7. 산성 거품(Acid Splash): 60ft 사거리 내의 한 지점에 산성 거품 생성. 목표 지점으로부터 5ft 반경 내의 모든 크리처는 민첩 내성 굴림 실시. 실패 시 1d6점의 산성 피해. 원래는 웃기게도 목표를 하나 또는 둘 설정해서 산성 거품을 던지는 주문이었다. 목표를 둘로 설정할 경우 두 목표는 서로 5ft 이내에 있어야 하고. 굳이 이렇게 꼭 대상을 둘로만 한정해야 하나 싶었는데, 이번에 그냥 깔끔하게 반경 5ft 이내의 모든 적에게 1d6점의 산성 피해를 가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물론 그래도 F 티어에서 C 티어로 상향되었을 뿐 엄청나게 유용해지지는 않았다. 두 명 이상의 적들이 반경 5ft 이내에 모여 있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이 없다.
 
8. 전격의 손아귀(Shocking Grasp): 접촉 사거리, 근접 주문 명중 굴림. 명중 시 1d8점의 전격 피해+목표는 1라운드 동안 기회 공격 못함. 하향을 먹었다. 원래는 반응 행동 자체를 못하게 막았는데, 이제는 기회 공격만 막을 수 있다. 금속 갑옷 입고 있으면 명중 굴림에 이점이었는데 그것도 없어졌다. 발더스 게이트 3에서는 젖어 있으면 대미지 2배, 이런 소소한 효과도 있었는데 TRPG에서는 당연하듯 없다. 마검사 캐릭터는 진실의 일격 같은 주문을 쓰지 이런 주문을 쓰지는 않을 것이므로, 이 주문을 쓸만한 상황은 '캐스터가 적에게 바짝 붙게 된 상황' 정도인데 캐스터는 적에게 붙으면 안 된다. 설령 붙었다고 치자. 도망을 치려면 전격의 손아귀를 날릴 게 아니라 차라리 안개 걸음(Misty Step)을 써서 순간이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 전격의 손아귀 빗나가면 도망 못 치는데?
 
9. 전언(Message): 120ft 사거리, 목표에게만 들리게 전언을 보낼 수 있음. 목표와 친하고, 목표가 장애물 뒤에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 장애물을 뚫고 전언을 보낼 수 있음. 설정상으로는 좋은 주문인데, NPC가 아닌 PC에게는 의미가 없는 주문. 뭐하러 굳이 이 주문을 써? 그냥 PC를 조종하는 플레이어들끼리 의견을 주고 받은 다음, '저희 PC들은 눈빛만 통해도 서로의 뜻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하면 되는데. 마스터 입장에서 "아...그러시군요..." 외의 다른 말을 하기도 뭐하다. 참고로 이거랑 비슷하게 실제 세션에서는 굉장히 많이 무시되는 설정 중에 하나로 "플레이어 캐릭터들은 자신의 턴에만, 6초 정도 길이의 발언만을 할 수 있다"가 있다. 이런 것들을 왜 무시하냐면, 이걸 엄격하게 적용했을 때 얻는 재미보다 이걸 무시했을 때 얻는 재미가 일반적으로는 더 크기 때문이다. 내 캐릭터로 멋진 대사를 하고 싶은데, 다른 플레이어 캐릭터와 전투 중 만담을 주고 받고 싶은데, 다음 턴에나 입을 여는 게 가능하다고? 너 우리 팀에서 나한테 턴이 5분마다 돌아오는 건 알고 그런 말 하는 거야? 5분이면 아까 하려던 말 다 까먹고도 남겠다!


F 티어 (취향이 아니라면 평생 쓸 일이 없을 수도 있음)

냉랭한 접촉(Chill Touch), 불꽃 생성(Produce Flame), 원소주의(Elementalism), 저항(Resistance), 천둥소리(Thunderclap), 춤추는 빛(Dancing Lights)


1. 냉랭한 접촉(Chill Touch)접촉 사거리, 근거리 주문 명중 굴림 실시. 명중 시 1d10의 사령 피해. 1라운드 동안 hp 회복 못하게 만듦. 본래 120피트였던 사거리가 근접 사거리로 변하면서 관짝에 쳐박혔다. 1d8이었던 피해량이 1d10으로 상향되었지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hp를 회복 못하게 만드는 거 좋다 이거야. 좋은데, 그래서 마법사가 적에게 접근해서 이 주문 써서 회복 막으리? 전격의 손아귀는 적에게서 도망치는 데에 쓰겠다는 합리적인 동기라도 있지. 마법사가 이 주문을 쓸 바에야 그냥 한 대 더 때리면 된다. 그리고, 자힐하는 괴물이 뭐 얼마나 된다고 그래?
 
2. 불꽃 생성(Produce Flame): 추가 행동으로 손에 빛나는 불 생성. 이후 행동으로 60ft 사거리에 원거리 주문 명중 굴림 실시. 명중 시 1d8의 화염 피해. 의미를 알 수 없는 주문이다. 5판에서는 원래 행동으로 주문을 시전하고, 주문을 시전한 바로 그 턴에는 곧바로 불을 던질 수 있었다. 사거리도, 피해량도, 화염살에 비해 무엇 하나 나은 게 없었기에 아무 의미 없었던 주문이었다. 조명을 밝힐 수 있다고? 이거 쓸 거였으면 빛 주문 골랐지.

그런 데 이제는 이 주문을 시전하는 데에 추가 행동까지 들어 간다고? 추가 행동 사용처가 늘어난 D&D 2024 환경에서, 추가 행동과 행동을 꼬박 써서 1d8의 화염 피해?
 

3. 원소주의(Elementalism): 천을 펄럭이는 수준의 바람 생성, 5제곱피트 넓이의 면적을 얇게 덮을 만한 모래 생성, 5세제곱피트 부피의 공간에 '무해한' 불꽃 또는 안개 생성, 1분 후에 증발하는 컵 한 잔 분량의 물 생성, 불/ 물/연기/흙/모래/안개로 1시간 동안 1세제곱피트 부피(대략 30세제곱센티미터) 크기의 피규어 생성. 플레이어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주문 2. 오로지 RP용으로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4. 저항(Resistance): 피해 종류 중에서 하나를 고른 뒤, 다른 크리처에게 1분 동안 버프 부여. 선택한 피해 종류의 피해를 입을 때 피해량에서 1d4만큼 뺌. 집중 필요. 본래 5판에서 저항 주문은 인도와 효과가 비슷했다. 내성 굴림에 1d4 보너스. 내성 굴림은 수동적인 판정이므로, 그에 대항해 저항 주문을 적당한 때에 시전하기가 곤란했으므로 인도 주문에 비해 그렇게 고평가를 받진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100배 나았을 것이다. 모든 피해량을 1d4 깎아주는 거면 신급 버프로 추앙받았겠지. 그런데, 수많은 피해 종류 중에 하나를 골라서, 거기에서만 1d4를 깎아? 심지어 관통, 타격, 참격 피해를 다 구분해 놨녜? 피해량에서 1d4를 깎는 것은 내성 굴림에 1d4를 더하는 것보다 훨씬 더 미미한 보너스다. 쓸 일이 단 한 번도 없을 것이라 장담한다. 원소주의는 귀엽기라도 하지, 이건 뭐...
 
5. 천둥소리(Thunderclap): 반경 5ft 이내의 모든 크리처(아군 포함!)는 건강 내성 굴림 실시. 실패 시 1d6점의 천둥 피해. 광휘의 단어의 천둥 버전. 그런데 이제 하향을 곁들인. 광휘의 단어는 아군 오사의 위험이 없었지만 얘는 아니다. 거기에 더해 100ft 멀리까지 소리가 들린다는 아무 의미 없는 특징까지 있다. 100ft면 고작 30미터다. 내가 소리쳐도 30미터까지는 그냥 들리겠다.
 
6. 춤추는 빛(Dancing Lights): 120ft 사거리, 10ft 범위를 희미하게(밝게 아니고 희미하게) 밝히는 마법 횃불 크기의 불빛 네 개 소환. 불빛 네 개 합쳐서 인간형 모양과 인간형 크기의 불빛으로 만들 수도 있음. 그래도 밝기는 동일하지롱. 추가 행동으로 최대 60피트까지 불빛을 이동시킬 수 있음. 불빛들끼리는 서로 20ft 이내에 있어야 함. 집중 필요. 이 사양에 집중까지 요구하는 건 진짜...아니, 고작 10ft 범위 밝히는 불빛 네 개를, 애초에 암시야 널리고 널렸는데, 굳이 소환할 필요가 있어? 소환할 필요가 있다손 치더라도, 그게 집중까지 필요할 일이야? 


총평

B티어까지는 그래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주문들이지만, C티어와 F티어는 큰 기대를 하지 말고 오로지 재미용으로만 고르도록 하자.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