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D 2024에서 신성한 강타(Divine Smite)가 주문으로 변경됨(=주문차단(Counterspell) 가능+주문 면역 등의 영향), 시전에 추가 행동을 필요로 함(=턴 당 한 번만 쓸 수 있음=딜링 능력 반토막)
2. But 강타류 주문의 집중 요구 사라짐+여러 상향으로 인해 팔라딘의 전투 지속 능력 증가+팔라딘의 역할 변화=기존보다 더욱 다양하게 팔라딘 운용 가능
처음 2024 D&D의 팔라딘이 공개되었을 때, 전세계 D&D 커뮤니티는 난리가 났다. 당연히 긍정적인 반응은 아니었고, 대충 사람들의 의견을 하나로 정리하면 "내가 DM이라면 플레이어가 D&D 2024 버전 팔라딘 쓰게 허용 안 함. 플레이어가 나 원망할까봐." 정도였다.
2024 D&D에서는 신성한 강타가 직업 고유 특성이 아니라 주문으로 변경되었다. 잠깐, D&D 2024의 바드는 마법적 비밀로 클레릭, 드루이드, 위저드의 주문만 훔쳐올 수 있으니 바드 플레이어들은 괜히 흥분하지 말길 바란다. 아무튼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서, 주문 신성한 강타의 성능은 다음과 같다.
신성한 강타(Divine Smite): 근접 무기나 비무장 공격으로 적을 명중시킨 직후 추가 행동을 통해 시전. 2d8점의 광휘 피해(악마나 언데드는 3d8점). 상위 주문 슬롯으로 시전 시 추가 1레벨 당 1d8점의 광휘 피해 추가.
신성한 강타의 주문화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단 주문이 되었기에 얻는 변화점에 대해 알아보자. 사소한 것부터 보자면 주문 구성 요소가 생겼는데, 음성(V)이다. 즉, 주문을 시전할 때 주문 영창을 해야 한다는 뜻인데, 이는 침묵(Silence) 주문을 걸면 주문을 시전하지 못한단 소리이기도 하다. 반마법장(Antimagic Field)은 말할 것도 없고, 주문 면역(Magic Immunity)이 있는 몇몇 괴물들에게 더 이상 신성한 강타를 날릴 수 없게 되었다는 문제도 있다. 참고로 주문 면역이 뭔지 쉽게 예시를 들어주자면...D&D에는 락샤사(Rakshasa)라고 하는 호랑이처럼 생긴 악마가 있다. CR은 무려 13. 13레벨 파티가 달려들어야 무난하게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락샤사를 강력한 괴물로 만들어주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제한적 주문 면역(Limited Magic Immunity)'이라는 능력이다. 제한적 주문 면역은 락샤사가 원하지 않는 한, 6레벨 이하의 주문에는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준다. 즉, 이제 주문이 되어버린 팔라딘의 신성한 강타는 7레벨 이상의 주문 슬롯으로 시전하지 않는한 이 락샤사에게 더이상 피해를 입히지 못하는 것이다(물론 D&D 2024 몬스터 매뉴얼에서는 주문 면역의 사양이 변경될 수도 있긴 하지만...)
그리고 이런 문제들보다 훨씬 더 자주 접하게 될 심각한 문제가 생겼는데, 바로 주문차단(Counterspell)에 맞고 취소될 수도 있다는 것. 크리티컬 띄워서 5레벨 신성한 강타를 날렸는데 주문차단 되었을 때의 허탈감을 상상해 보라. 팔라딘을 고르는 이유가 뭔데? 신성한 강타 크리로 띄워서 딜뽕 채우려고 하는 건데, 그걸 주문차단으로 컷한다고?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너프라고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수준인데, 신성한 강타의 변화점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또 하나의 큰 변화점은, 신성한 강타가 추가 행동을 요구하게 되었다는 것. 추가 행동은 자기 턴에만, 그것도 하나 얻는 거라서 a) 신성한 강타를 한 턴에 한 번 밖에 못 쓰고, b) 남의 턴에는 추가 행동이 없어서 못 쓰니까 기회 공격에도 신성한 강타 못 날리고, c) 다른 수많은 추가 행동 선택지들과 경쟁하게 되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원래 최대 두 번 쓰던 강타를 한 번 밖에 못 쓰니 순간딜은 반토막나, 기회 공격에도 신성한 강타를 못 쓰니 도망치는 적을 저지하는 능력도 하락해...팔라딘의 존재의의는 단숨에 몰아치는 어마어마한 피해량이었는데, 이제 그게 불가능해진 것이다.
추가 행동 선택지는 또 얼마나 많은가? D&D 2024에서는 원래는 행동을 요구했던 치유의 손길과 신성한 감각, 20레벨 만렙 특성도 이제 죄다 추가 행동을 요구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주문에서는 하급 회복(Lesser Restoration)이 추가 행동을 요구하는 것으로 상향을 먹었다. 복수의 맹세(Oath of Vengeance)와 고대의 맹세(Oath of Ancient)는 사냥꾼의 징표(Hunter's Mark), 안개 걸음(Misty Step), 속박의 일격(Ensnaring Strike)등이 추가 행동을 필요로 하는 데 전부 해당 하위 직업의 핵심 주문들이다.
재주로 넘어가면? 추가 행동으로 1d4점의 타격 피해를 입힐 수 있게 해주는 장대 무기 달인(Polearm Master), 조건부이긴 하지만 추가 행동으로 공격을 1회 더 실시하는 대형 무기 달인(Great Weapon Master), 능력치를 매력에 집중시키고 싶다면 마법 곤봉 소마법(추가 행동으로 시전)을 익히게 해주는 마법 입문자 재주, 쌍수 무기로 4타를 때리기 위해 필요한 쌍수 전문가(Dual Wielder). 추가 행동을 요구하는 능력은 차고 넘친다.
아무튼 신성한 강타의 변화점만 살펴보자면 누가 봐도 분명하게 신성한 강타는 하향을 먹은 것이 맞는다. 그래서 나무위키에서도 '암습처럼 신성한 강타를 턴 당 한 번씩 쓸 수 있게 만든 것은 납득이 가나, 추가 행동을 가져간 건 너무 심하다.'라고 평가를 적어놨는데...
치유의 손길? 전투 중 두 번 시전하면 많이 시전하는 거다. 이제는 치유량에서는 치유 주문을 따라갈 수가 없고, 상태 이상을 해제하는 정도로만 시전하겠지. 상태 이상도 심각한 거 아니면 그냥 싸우다가 전투 끝나고 해제하는 게 낫다.
그리고 치유의 손길이 있으니 추가 행동으로 변경된 하급 회복은 팔라딘으로서는 쓸 일이 없다.
신성한 감각? 그걸 전투 중에 왜 써? 심지어 이제는 신성 변환 횟수에서 깎이는데.
신성한 은총(Divine Favor)? 전투 시작하자마자 시전하고 들어가면 전투 내내 신경 안 써도 된다.
* D&D 5판에서는 거들떠도 안 봤던 신성한 은총을 왜 언급하는지에 대해서는 블로그의 게시글 'D&D 2024 신규 주문 티어 목록 - (2) 1레벨 주문'을 참고할 것(아직 미게시됨)
마법 무기(Magic Weapon)? 지속 시간이 1시간이니까 전투 전에 미리 쓸 수도 있다.
복수의 맹세나 고대의 맹세 팔라딘의 안개 걸음(Misty Step)도 막상 전투 중 그렇게 많이 쓸 일이 없다. 그리고 안개 걸음을 써야 하는 상황이면 신성한 강타를 때리는 걸 고민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건 너무 욕심 그득그득이지.
장대 무기 달인(Polearm Master)도 추가 공격에 신성한 은총의 추가 피해가 들어가니 크리티컬 뜰 때만 신성한 강타를 쓰면 된다. 쌍수 팔라딘도 마찬가지. 대형 무기 달인(Great Weapon Master)...은 아쉽긴 하네. 크리 터지면 신성한 강타 쓸지 추가타를 가할지 고민이 좀 되겠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고? 신성한 강타의 주문화는 팔라딘을 너프시켰다기보다는 팔라딘의 역할을 제작사의 '의도대로' 변경했다는 뜻이다. 전투 지속 능력이 부족한 폭딜러, 신성한 강타 원툴에서 다양한 유틸 능력과 늘 평균 이상의 전투력을 발휘하는 전열 전투원으로.
2014 D&D에서 팔라딘의 역할은 다음과 같았다. 방어에서는 오라를 뿌려주며 내성 굴림에 보너스를 더하고, 공격에서는 신성한 강타로 중요 보스 1턴만에 녹이기. 축복이나 신앙의 방패 같은 몇몇 주문을 제외하면 다른 주문들은 고민하는 게 시간 낭비일 정도였다. 신성한 은총 티어 설명할 때 언급했던 거지만 다른 주문들보다 신성한 강타의 가성비가 압도적으로 좋았다. 다른 강타류 주문? 천둥 강타(Thunderous Smite)나 분노의 강타(Wrathful Smite)로 전장 컨트롤? 그걸 왜 해? 신성한 강타로 녹이면 되는데. 하지만 이렇게 플레이하다보니 잡몹들 대상으로 한 전투에서는 자원 아끼느라 그냥 다른 동료들 옆에서 오라 토템 역할이나 하는 통에 전투가 질질 늘어지고, 정작 박진감 넘쳐야 할 보스전은 4레벨 신성한 강타 크리로 녹여서 한 턴만에 끝내버리고. D&D 게임 디자이너들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노릇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2024 D&D에서 팔라딘의 전투 지속 능력이 상당히 증가했다. 신성한 은총(Divine Flavor) 쓰고 열심히 때리면 된다. 1레벨 주문 슬롯으로 무엇을 얻었는가? 5레벨부터는 턴당 2d4점, 10턴 동안 총합 20d4(평균 50)점의 광휘 피해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전투가 3~4턴 만에 끝나도 평균 15~20점의 피해량이다. 장대무기 전문가나 쌍수 전문가도 자기 턴마다 1d4점씩 꼬박꼬박 추가로 대미지를 더할 수 있다.
그뿐인가? 신성한 강타가 주문화된 대신 다른 강타류 주문들이 전부 집중을 필요로 하지 않게 바뀌었고, 주문의 효과를 고려하여 강타류 주문을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가장 대미지가 높은 강타 주문은 신성한 강타이므로 '크리티컬이 떴다!'+'적이 악마나 언데드다!'라면 신성한 강타, 적을 날려보내고 싶다면 천둥 강타, 적을 겁에 질리게 하고 싶다면 분노의 강타, 뭐 이런 식으로. 신성한 강타가 너프된 대신 강타류 주문 전체가 상향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주문차단의 위협도 그렇게 압도적이지는 않다. 주문차단의 사양이 변경되면서 주문이 무효화되어도 더이상 주문 슬롯이 소모되지 않으니까. 거기에 더해 주문차단의 시전 레벨보다 낮은 주문을 무조건 차단하는 게 아니라 건강 내성 굴림을 뚫어야한다. 그런데 팔라딘은 건강 내성 굴림에 숙련도 받고 보호의 오라까지 있다. 크리티컬 띄워서 날린 5레벨 신성한 강타가 주문 차단 당하면 짜증나긴 하겠지만, 확률도 낮은 데다가 어차피 주문 슬롯은 날아가지 않는다.
거기에 더해 원래 추가 행동을 요구하던 몇몇 능력들이 다른 행동을 할 때 곁다리로 실시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 대표적으로 복수의 맹세(Oath of Vengeance) 팔라딘의 능력인 '증오의 서약(Vow of Enmity)'. 원래는 추가 행동을 요구했는데 이제는 공격 행동 할 때 곁다리로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복수의 맹세를 사냥꾼의 징표(Hunter's Mark)처럼 다른 크리처에게 옮길 수도 있게 되었는데, 이때도 행동은 물론 추가 행동도 필요 없다!
결론적으로, 팔라딘 그 자체였고 수많은 다른 직업들이 탐내던 S 랭크 직업 특성 신성한 강타 자체는 너프되었지만, 팔라딘이라는 클래스 자체의 설계와 역할이 바뀌었기에 팔라딘의 성능 자체는 예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처음 2024 팔라딘이 공개되었을 때는 패닉 상태에 빠졌던 해외의 D&D 팬들 중에서도 적절한 수정이었다고 의견을 철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참, 사소한 변경점이 두 개 더 있다. 첫째는 비무장 공격으로도 신성한 강타를 쓸 수 있게 되었다는 것. 하지만 비무장 공격에는 신성한 은총의 효과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별 의미는 없고...두 번째 변경점은 소서러와의 멀티클래스를 고려한다면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바로 신성한 강타의 최대 대미지 제한이 사라졌다는 것. 2014 버전 신성한 강타의 최대 대미지는 4레벨 주문 슬롯으로 시전했을 때의 5d8(악마, 언데드 상대로는 6d8). 그 이상의 주문 슬롯으로 시전해도 대미지는 똑같았다. 하지만 2024 버전에서는 최대 대미지 제한이 사라져, 멀티클래스를 한다는 전제하에 9레벨 신성한 강타를 꽂아 넣을 수도 있게 되었다(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9레벨이면 10d8(평균 45), 악마나 언데드 상대로는 11d8(49.5)이다. 크리티컬 때 시전한다면 두 배 대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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